- 친환경 기술로 상선시장 재진입
- 중형급 컨선 시장 경쟁력 입증
- 원유운반선 등 사업영역 다각화

부산지역 대표 조선사인 한진중공업이 6년 만에 상선 수주에 성공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한진중공업은 유럽 선사와 5500TEU급 컨테이너선 4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총 수주 금액은 2억7000만 달러(3207억 원) 규모로, 선박은 2023년 11월께 선주에게 인도될 예정이다.

이번 계약은 2015년 이후 한진중공업의 첫 상선 수주다. 한진중공업은 2016년 채권단 공동관리 체제로 들어가면서 군 함정과 관공선, 탐사선 등 특수목적선만 건조해왔다. 당시 조선 시황 침체로 일감이 많지 않아 강점을 가진 분야에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최근 조선 시황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신조선 발주가 늘어남에 따라 한진중공업은 최신 선형과 친환경 기술을 개발하는 등 상선 시장 재진입을 준비해왔다. 이번에 수주한 컨테이너선 역시 에너지 절감 효과와 온실가스 배출 저감 기능을 갖춘 친환경 선박이다.

이번 계약 체결로 한진중공업이 중형급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여전히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한진중공업은 지난달 친환경 하이브리드 국가어업지도선 3척을 912억 원에 수주했고, 이어 컨테이너선 4척 수주 성과를 올렸다. 모두 동부건설 컨소시엄으로 인수합병 된 후 이룬 수주 성과로 경영 정상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진중공업은 컨테이너선뿐만 아니라 중소형 LNG·LPG선, 석유화학제품운반선, 원유운반선 등의 수주에 영업력을 집중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중장기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인수합병 이후 첫 상선 수주로 시장 경쟁력을 재확인했으며, 조기 경영 정상화의 초석을 놓을 수 있게 됐다”며 “향후 상선시장에서 공격적인 영업으로 지속적인 성장의 토대를 다지겠다”고 밝혔다.

앞서 부산시는 부산시의회, 부산상공회의소,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동부건설 등과 한진중공업의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지원하는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시 신창호 산업통상국장은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 조선 산업은 중요성이 크다. 중소형선박설계지원단을 운영해 한진중공업을 비롯한 지역 중소형 조선사의 설계 영업 인력양성 등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