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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부산이 쏘아 올린 ‘원점회귀 비행’…항공업계 희망으로

항공학과 대상 11회 체험 진행…인당 20만~25만원 실습비 받아
김화영 기자 | 2020.10.22 22:04
- 국내선 1회 수익보다 훨씬 많아

- 제주항공 일반인 대상 하늘여행
- 아시아나 상품 비즈니스석 매진
- 해외선 일출·남극비행도 선보여

‘원점회귀 비행’. 지난달 에어부산은 목적지 없이 이륙한 뒤 상공을 돌다 출발 공항으로 되돌아오는 이색 비행 상품을 내놨다. 코로나19로 승객 수요가 급감하자 놀리는 비행기를 활용한 고육지책이었지만 예상 밖의 호응을 얻었다. 코로나19로 경영 절벽까지 내몰린 국내 항공업계에 에어부산의 ‘엉뚱한 시도’는 위기 속 희망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10일 위덕대 항공관광과 학생들이 에어부산의 ‘도착지 없는 비행 체험 프로그램’에서 기내 승무원 현장실습을 하고 있다. 국제신문 DB
에어부산은 23일 11회째 ‘도착지 없는 비행’을 진행한다고 22일 밝혔다. 동의과학대 항공학과 재학생 63명이 탑승해 안내방송과 고객 응대 체험을 한다. 이날 오후 1시30분 부산 김해공항을 이륙한 뒤 대구~서울~목포~제주~광주를 거쳐 오후 4시 무렵 부산으로 되돌아 오는 일정이다.

에어부산은 지난달 10일 경북 위덕대 학생 80여 명을 태우고 첫 비행을 나선 뒤 한 달여 만에 10회에 걸쳐 이런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부산 울산 경남지역은 물론 수도권 대학의 항공 관련 학과에서도 프로그램 참여를 위해 부산을 찾았다.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실습 기회가 줄어든 대학은 맞춤형 교육 기회를 얻었고, 에어부산도 매출 상승 효과를 봤다. 코로나19로 승객 수요가 급감하면서 서울(김포)~부산(김해) 편도 운임이 2만 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 항공업계의 현실이다. 하지만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에겐 1인당 20만~25만 원 상당의 실습비를 받을 수 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편도운임을 4만 원으로 하고 150명을 태워 국내선 운항을 하면 총 매출이 600만 원 수준이지만, 학생 50명이 2시간 체험비행하면 1000만 원을 훨씬 웃도는 수익을 낼 수 있다”고 귀띔했다.

에어부산의 이색 시도는 국내 항공사 전체로 퍼지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21일 배재대 항공운항과 학생 50명을 상대로 체험 비행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김포공항 티웨이항공 훈련센터에서 비행 관련 전반적인 교육을 받은 뒤 이날 인천공항을 출발해 제주 상공을 거쳐 다시 인천으로 돌아왔다.

제주항공은 한 발 더 나아가 일반인을 상대로 도착지 없는 비행상품을 내놨다. 23일 오후 4시 인천공항을 출발해 오후 5시30분 다시 인천으로 되돌아오는 여정이다. 운항 항로를 선으로 연결하면 하트 모양이 그려지는 ‘가을 하늘 낭만 여행’이 콘셉트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24일과 25일 국내 상공을 2시간씩 도는 특별관광상품을 내놨는데 예약 20분만에 비즈니스석 등이 매진됐다.

에어부산이 국내에서는 처음 원점회귀비행을 진행했지만 세계적으로는 선례가 있다. 일본 최대 항공사인 ANA는 새해 첫날 후지산 근처 하늘을 돌며 일출을 본 뒤 출발 공항으로 되돌아오는 여행상품을 운용했고, 호주 국적기 콴타스항공은 남극 상공을 둘렀다 회귀하는 상품을 운영한 적이 있다.

항공업계의 한 전문가는 “해외 상공을 날고 돌아오는 상품도 낼 수는 있겠지만 비행이 3시간이 넘어가면 승객이 지루해할 수 있다”면서 “코로나19가 더 장기화될 경우 국내 상공에서 이뤄지는 항공사의 체험비행 상품이 더 다양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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