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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언제는 도박이라더니…내년부터 비트코인에 세금 매긴다

박기백 기자 71_back@kookje.co.kr | 2020.06.22 17:21
그래픽=박기백 기자 71_back@kookje.co.kr
기획재정부가 다음달에 가상화폐(가상자산) 양도차익에 세금을 물리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정부는 내년부터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에 세금을 부과한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하겠다”...aka 박상기의 난
정부가 가상자산을 언급하기 시작한 것은 비트코인 열풍이 불었던 2017년 12월 이후부터다.

2018년 1월 11일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은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며 “가상화폐에 대한 우려도 매우 커 법무부는 기본적으로 거래소를 통한 가상화폐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발언하는 등 가상자산에 대해 강경 입장을 고수했다.

당시 국내 가상자산은 김치 프리미엄(외국보다 한국에서 거래되는 가상화폐가 상대적으로 비싸게 거래되는 것을 뜻하는 용어)이 50%에 달할 정도로 그 열기가 뜨거웠으며, 박 전 장관은 “가상화폐 거래는 사실상 투기 도박과 비슷한 양상”이라며 당시 과열된 가상자산 거래 상황을 진단했다.

그래픽=박기백 기자 71_back@kookje.co.kr
또한 그는 “(가상자산은) 어떤 가치에 기반을 둔 거래 대상은 아니다”며 “산업 자본화해야 할 자금이 가상화폐로, 해외로 빠져나가고 버블이 붕괴됐을 때 개인이 입을 손해나 그런 걸 생각하면 그 금액이 너무나 커 우려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장관의 강경 발언 이후 이미 하락 조짐을 보이던 가상자산 시장은 시세가 급격하게 떨어졌다.

당시 박 전 장관 발언 직전 2000만 원가량 하던 비트코인은 발언 직후 순간적으로 1500만 원 선으로 폭락했으며, 비트코인 이외에 수많은 알트코인(비트코인 이외의 가상자산들을 지칭하는 용어)들도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 전 장관의 발언 하나로 2018년 가상자산 가격 폭락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없지만, 뒤따른 가격 하락에 박 전 장관의 발언이 기폭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청와대와 기획재정부는 박 전 장관의 극단적인 발언에 대해 “부처 간 조율을 거쳐 결정할 사안”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펼쳤으나, 이후 가상자산에 대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지 않으면서 국내 가상자산 시장 규모는 점차 움츠러들었다.

그래픽=박기백 기자 71_back@kookje.co.kr
2018년 초반만 해도 국내 빗썸, 업비트 등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가 세계 가상화폐 거래소 상위 5위안에 들어설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했으나, 가상자산 거래소 순위 사이트 코인힐스에 따르면 22일 기준 빗썸은 50위, 업비트는 71위를 기록했다.

이에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가상자산 거래를 도박에 비유한 박 전 장관의 발언을 ‘박상기의 난’이라고 부르며 정부의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과 무관심을 비꼬기 시작했다.

◆가상자산 제도권 진입 환영 vs 언제는 도박이라더니...
2019년 이후 ▲페이스북 ‘리브라’, 네이버 라인 ‘링크코인’ 등 가상자산 시장에 IT 기업들이 진출하고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한국을 포함한 세계 30여 회원국을 대상으로 가상자산 관련 권고안을 발표하는 등 국제 기조가 달라지면서, 정부도 가상자산에 대해 합법·제도화 쪽으로 노선을 변경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국세청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 800억 원대의 세금을 부과한 것을 시작으로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고 ▲기재부가 세법 개정안을 공포하면서 가상자산 과세 논의가 본격화됐다.

이와 관련해 가상자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 가상자산 투자자는 “세금을 걷는다는 것 자체가 그동안 도박, 사기라고 불렸던 가상자산이 제도권화가 되어 가는 것”이라며 “이로 인해 가상자산에 대한 사람들의 부정적인 인식도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동안 합법과 불법 여부가 모호했던 기존 가상자산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법적으로 보호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반면 또 다른 투자자는 “가상자산이 제도권으로 진입하는 것은 찬성한다”면서도 “그동안 도박, 사기 등 가상자산을 불법과 범죄의 온상으로 취급한 행보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18년 1월 가상자산이 거품이 컸던 것은 사실이나, 한국이 전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거품을 폭탄처럼 한 번에 불법이라고 터트린 것은 역사에 남을 일”이라고 꼬집었다.

다른 투자자도 “정부에서 지원은커녕 방해만 안 했더라도 국내 거래소가 지금의 해외 상위 거래소만큼의 영향력이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시장규모가 줄어든 지금도 상위 해외 거래소에서는 비트코인 현물거래가 5000억 원에서 1조 원 규모다. 국내 거래소가 세계적인 거래소로 유지됐으면 정부는 더 많은 세금을 걷을 수 있었다”며 “굴러온 복을 스스로 차버린 격이다”고 비판했다.

◆그래서 과세는 어떻게 하나…양도소득세vs기타소득세
기재부는 가상자산 과세 방안에 대해 양도소득세와 기타소득세 중 양도소득세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가상화폐를 통해 얻은 이익이 차익 계산을 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로또 당첨금과 같이 일시적인 소득으로 분류해 기타소득세를 매기자는 의견이 나왔다.

그러나 특금법 국회 통과 이후 정부가 가상화폐 투자자의 거래 내역 등을 파악할 수 있게 되면서, 양도소득세가 합리적이라는 의견이 급부상했다.

다만 가상화폐 과세 방안을 검토하는 담당 조직이 양도·증여세를 총괄하는 과에서 근로·사업·기타소득세를 다루는 조직으로 바뀐 점을 미뤄 볼 때, 정부가 과세의 편리성을 고려해 기타소득세를 물릴 가능성도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해외 주요 국가들은 이미 가상화폐에 세금을 물리고 있다”며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내달 하순께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백 기자 71_bac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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