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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석 신부(Father)가 Bride?…부산관광 민낯 고백한 관광수장

Bride- 결혼하는 여자를 뜻하는 영단어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 | 2020.02.17 22:25
- 부산관광공사 정희준 사장
- 토론회서 지역 현주소 공개
- 주요 관광안내도 오기 투성이
- 태종대 유람선 선사 호객행위
- 황령산 봉수대 무질서 등 지적
- “뼛속까지 바꿔야 살아남는다”

“이태석 ‘브라이드(Bride)’…. 신랑신부. 놀랍죠. 충격적인 안내 표지입니다. 이런 게 버젓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부산 관광의 현실입니다.”
17일 부산 서구 부민동 임시수도기념관 앞에 설치된 서구관광안내도에 표시된 이태석신부기념관 설명에 사제를 뜻하는 ‘신부(神父·Father)’가 아닌 결혼하는 여자를 의미하는 ‘신부(新婦·bride)’로 영어 표기가 잘못돼 있다. 박지현 기자
‘울지마 톤즈’의 주인공 고 이태석 신부 기념관을 안내하는 표지판에 사제를 뜻하는 ‘신부(神父·Father)’가 아닌 결혼하는 여자를 의미하는 ‘신부(新婦·bride)’라는 영어 단어가 적혀 있다. 이 표지판을 찍은 사진이 프레젠테이션 화면에 뜨자 좌중에 탄식과 헛웃음이 터져 나왔다.

부산관광공사 정희준 사장이 최근 한 토론회에서 ‘국제관광도시 성공의 열쇠: 인식의 대전환’이라는 발표를 통해 엉터리 안내 표지판을 비롯한 부산 관광의 민낯에 대해 ‘고해성사’를 했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 1월 개장한 이태석 신부 기념관을 표시한 안내판의 외국어 표기 오기다.

부산 서구청이 설치한 ‘서구 관광안내도’에는 ‘이태석 신부 기념관’이라는 한글 명칭 아래 ‘Lee Taeseok Bride Memorial’이라는 영어 표기가 함께 적혀 있다. 신부를 뜻하는 영어 단어 ‘Father’가 아니라 결혼하는 여자를 뜻하는 ‘bride’로 잘못 쓴 것이다. 중국어 표기도 ‘이태석신부이태석(李泰錫神父李泰錫)’으로 엉터리다. 부산관광공사 관계자는 “최근 부산에서 열린 한국관광학회에 참석한 해외 관광학자가 부산을 둘러보다 이 사실을 발견하고 황당해하며 사진을 찍어 보내줬다”고 전했다.

17일 현장을 확인한 결과 기념관 건물과 생가에는 ‘Father’로 표기돼 있지만 서구 주요 시설에 설치된 관광안내도에는 ‘bride’로 표기됐다. 서구청 관계자는 “지난해 말 관광안내도를 새로 제작했는데 외국어 표기 작업을 담당한 제작업체에서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 수정하겠다”고 해명했다.

정 사장은 대표적인 관광지인 태종대 유람선 선사의 호객 행위, 관리되지 않는 황령산 봉수대의 무질서도 고질적인 문제로 꼽았다. 그는 “태종대의 호객 행위를 해결하기 위해 선사를 통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왔지만 유람선 선사들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일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황령산 봉수대도 부산진구·남구·연제구 등 여러 구가 관할하면서 정비가 어려운 상황이다”고 했다.

1인가구가 늘면서 혼밥, 혼술에 이어 ‘혼행(홀로 여행)’이 유행인데, 무조건 ‘고기 3인분’을 기본으로 강요하는 상술도 꼬집었다. 실제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는 ‘부산 해운대 여행을 갔다가 기본 3인분 이상을 요구하는 고깃집에 기분이 상했다’는 관광객의 불만 후기가 올라와 있기도 하다.

정 사장은 부산이 가진 관광 자원의 명칭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쫓겨났다는 의미인 ‘피란수도’나 단절 결핍을 의미하는 ‘임시수도’보다 ‘전쟁수도’가 본래 의미와 주체적 존재감 함축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그는 “‘부산에 얼마나 볼 게 많은데’라는 안일한 인식으로는 국제관광도시 부산이 절대 성공할 수 없다. 뼛속까지 사고방식까지 바뀌어야 한다”면서 “국제관광도시 첫해인 올해는 수용태세 개선과 친절·서비스 개선 캠페인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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