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신항에 13조6000억 투입
- “선석 늘려 가격경쟁력만 약화
- 민자 급증 운영사 난립 우려도”

정부가 부산항 신항을 동북아 메가포트로 육성하기 위해 2040년까지 13조6000억 원을 투입한다. 또 2만 TEU(1TEU는 길이 6m짜리 컨테이너 한 개)급 이상 대형선을 다루는 수리조선소가 부산 가덕도에 들어선다.

해양수산부는 전국 12개 신항만에 관한 중·장기 개발계획을 담은 ‘제2차 신항만건설 기본계획(2019∼2040)’을 1일 확정했다. 2차 기본계획에는 전국 12개 신항만에 2040년까지 재정 16조819억 원, 민자 25조7734억 원 등 총 41조8553억 원을 투자해 부두 총 119선석, 배후부지 3956만 ㎡를 조성하고 연간 4억3000만ｔ의 화물 처리시설을 추가로 확보하려는 전략이 담겼다.

정부는 컨테이너 물동량 기준으로 지난해 세계 6위였던 부산항을 2040년까지 세계 3대 항만으로 키우기로 했다. 정부가 21선석 규모의 제 2신항을 조성하면 현재 운영 중인 21선석과 개발 또는 계획 중인 10선석을 포함해 2040년에는 총 52선석을 확보하게 돼 메가포트(50선석 이상 대형 환적항만)가 된다. 자동화 항만 기본시설도 구축하고 대형 수리조선소도 가덕도에 만들기로 했다. 해수부의 2차 기본계획이 물동량 위주의 정책에 치우쳤다고 항만물류업계는 지적한다. 현재 부산항 신항의 컨테이너 하역료는 중국의 2분의 1, 일본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선석이 더 많아지면 외려 가격 경쟁력이 더 떨어질 수 있다. 특히 사업비 중 민자(8조4000억 원)가 재정(5조2000억 원)보다 더 많이 투입되면서 부두운영사 난립에 따른 출혈 경쟁이 재연될 것으로 우려된다. 또 해수부가 항만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배후단지를 42만 ㎡ 확대하기로 했지만, 제조 조립 가공 등을 제대로 하려면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 등의 지원이 없으면 추진할 수 없는 상황이다. 평택대 이동현 국제물류학과 교수는 “항만을 무조건 많이 건설하는 것보다 물동량 상황을 봐가며 차례로 항만 건설 계획을 잡아야 한다. 항만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구체적인 방안 마련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민용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