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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 고용 우수기업 <1> 모전기공

청소·경비도 정규직, 정년도 없앴다 … 퇴사 직원들이 돌아오는 회사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 | 2019.06.18 19:06
지난 3일 부산시청 1층 대회의실에는 레드카펫이 깔렸다.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고용을 적극적으로 늘린 기업인을 위한 것으로 지역사회의 존경을 담는다는 취지였다. 시 관계자 등 100명이 참석해 레드카펫 위를 걷는 기업인에게 손뼉을 쳤다. 시는 매년 고용우수기업을 선정해 발표하는데, 올해에는 42개사가 신청해 이 중 14개 기업이 선정됐다. 심사 기준은 까다롭다. 고용 증가율 등 고용의 성장성을 따지는 동시에, 퇴사율과 평균 임금과 복지 제도 등을 평가해 얼마나 좋은 일자리를 제공했는지도 면밀하게 분석한다. 고용우수기업에 선정되면 근로환경개선비(4500만 원)를 지원하고, 신규로 취득한 사업용 부동산에 부과하는 취득세를 감면한다. 세무 조사 유예도 이뤄진다. 시 이수일 일자리창업과장은 “경기가 좋지 않은 양상을 보이는 현재 고용우수기업은 지역의 보물과도 같은 존재”라며 “고용을 확대한 것 외에 직원 근무 환경을 중시하는 기업을 뽑았다”고 설명했다.


- 차·조선부품업체 불황에도 불구
- 최근 3년 직원 1/3인 58명 고용
- 숙소 원룸제공 또는 유류비 지원
- 제2 공장엔 휴게공간 곳곳 조성

- 방산 전기차 등 업종 다각화
- 미국·독일 업체와 계약 릴레이
- 올 매출 300억 수준 근접 기대

■100년 이상 존속하는 기업 목표

부산 강서구에 있는 모전기공에는 현재 165명의 직원이 근무한다. 최근 3년 동안 58명이 입사했다. 침체기로 돌아선 조선기자재와 자동차부품 업종에 속한 기업이라 모전기공이 펼친 고용 확대는 더욱 의미가 크다. 모전기공 손두현(49) 대표는 “공장 울타리에 들어온 사람모두가 식구라는 생각으로 복지를 챙겼다”며 “큰 돈을 벌어들인다는 목표 대신 100년 이상 존속하는 기업으로 남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일한다”고 말했다.
부산 강서구 지사동에 있는 모전기공 제2공장 내 직원 휴게실에서 직원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김성효 전문기자
모전기공에는 ‘비정규직’이 없다. 공장 입구의 경비부터 사무실을 청소하는 직원까지 모두 정규직이다. 정년도 없다. “직원이 퇴사하는 것을 보면 마음 한구석이 편치 않다. 하지만 퇴사한 직원이 우리 회사로 돌아오는 경우도 많다. 높은 임금보다는 복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깨닫게 된 것”이라고 손 대표는 설명했다.

모전기공은 육아휴직 제도를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남성 직원이 육아휴직을 쓴 사례는 없지만, 제도가 확산되면 자연스레 남성 직원의 육아 휴직도 늘 것으로 손 대표는 내다봤다. 손 대표는 “아내가 전업주부로 있더라도 육아는 여전히 힘든 영역”이라며 “아이를 키운 경험 때문에 육아 휴직을 장려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모전기공은 1인 1실 형태의 원룸을 제공하고, 숙소를 이용하지 않는 직원에게는 유류비를 지급한다. 지난해 10월 설립한 강서구 지사동 제2 공장에는 직원 휴게 공간을 곳곳에 마련했다. 아주 넓은 이 공간에는 당구대는 물론, 직원 휴식을 위한 다양한 시설이 구비되어 있다.

■사업 다각화로 신사업 진출

모전기공 생산라인 모습.
손 대표의 개인 사무실은 여느 사장실처럼 화려하지 않다. 단지 한편에 도면 작업대가 놓여 있을 뿐이다. 작업의 정밀도가 중요하므로, 손 대표는 창업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도면을 그리고 있다. 가공도 챙긴다.

모전기공은 1999년 손 대표가 홀로 창업한 회사다. 기계부품 가공의 정밀도를 끌어올리며 2012년 매출액 20억 원을 달성했다.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달렸다. 2017년 매출액 240억 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매출은 180억 원을 기록했지만, 이는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생긴 일종의 ‘성장통’이다. 모전기공은 지난해 자동차부품에서 유압중장비, 방산 전기차로 업종을 다각화했다. 올해 매출은 300억 원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부품은 유럽 완성차 브랜드의 2차 협력사로 지정되며 납품 비중을 늘리고 있다. 미국 소재 유압중장비와 전기차 생산 업체와도 최근 계약을 했다. 독일 소재 기업과도 유압중장비 부품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전자업체와는 2000년대 초반부터 꾸준한 관계를 유지한다. 냉장고의 핵심 부품인 콤프레셔 부품 개발을 놓고 대기업 연구소와 협업 중이다.

손 대표는 “제품 정밀도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것 같다”며 “사업 다각화는 여전히 진행 중이며, 앞으로는 더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분야에 진출하는 데 필요한 연구·개발에 착수하겠다”고 강조했다.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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