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도 전문가도 뺀 사용후핵연료 재검토委…지역민 격앙
산업부, 위원회 발족… 추진 방향 공개
- 중립적 인사 15명으로 구성한다며
- 원전 소재 지자체 인사는 모두 배제
- 선정 위원들도 대부분 원전 비전문가
- “지역 여론 전달 차단·졸속 인적 구성
- 시민사회단체 일제히 비판 성명
정부가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사용후핵연료)의 처리 문제를 논의하고자 전문가 15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를 발족하고 의견 수렴 절차에 돌입했다. 하지만 부산·울산 원자력 발전소(원전)를 포함해 원전지역 관련 인사가 위원회에 포함되지 않아 시민단체 등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기계적 ‘중립 인사’ 구성
산업통상자원부는 29일 서울에서 성윤모 산업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사용후핵연료 관리 정책 재검토 위원회’(이하 재검토 위원회) 출범식을 열었다. 사용후핵연료(spent nuclear fuel)는 원전 원자로의 연료로 사용된 뒤 배출되는 핵연료 물질을 말한다. 원전 해체의 가장 중요한 단계가 이 물질을 안전하게 없애는 것이다. 이 때문에 고리원전 해체가 진행 중인 부울경 입장에서는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가 민감한 이슈일 수밖에 없다.
산업부가 재검토 위원회를 구성한 것은 2016년 7월 박근혜 정부 때 수립된 ‘고준위방폐물(사용후핵연료) 관리 기본계획’이 사실상 추진되지 못한 것과 연관돼 있다. 해당 계획에는 사용후핵연료를 처분할 부지를 선정하는 방안 등이 담겼다.
산업부 관계자는 “당시 기본계획의 추진 사항을 논의할 때에는 원전지역 주민 등이 참여했으나 여러 사안을 놓고 이해 당사자 간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려 사업을 진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3년 만에) 재검토 위원회를 구성해 다시 의견 수렴 절차에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재검토 위원회를 놓고 실효성 논란이 제기된다. 산업부가 ‘과거 실패’를 반복하지 않고자 중립적인 인사를 기계적으로 포함시킨 탓에 정작 부울경 원전을 누구보다 잘 아는 지역의 전문가 등이 철저히 배제됐기 때문이다.위원회에 이름을 올린 15명 중 무려 11명이 학계 인사인 데다, 이마저도 서울대 서울시립대 고려대 명지대 등 원전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지역의 대학교수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나머지 4명 중 3명은 법무법인 변호사이고, 1명은 소통·갈등 관련 연구소 인사다. ‘원전지역 주민과 환경단체 등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겠다’는 재검토 위원회의 발족 취지를 정부가 스스로 어겼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시민단체 “졸속 구성” 성토
지역사회에서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사용후핵연료 처리와 관련한 앞으로의 검토 과정이 자칫 지역 패싱(passing·배제)에 따른 ‘반쪽 논의’로 흐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역 한 원자력계 관계자는 “기장군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 부지 안에 사용후핵연료 임시(건식) 저장시설이 들어설 가능성이 큰데도, 재검토 위원회에 지역 여론을 전달할 채널이 없다”고 성토했다.
시민사회 단체도 일제히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에너지정의행동은 “재검토 위원회의 졸속 출범을 규탄한다”고 성토했다. 부산탈핵시민연대도 이날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해 5월부터 11월까지 재검토 위원회 준비단에 참여해 논의를 거듭했는데, 오늘(29일) 발표된 재검토 위원회에는 우리의 의견이나 그간의 합의 사항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석주 김준용 기자 serenom@kookje.co.kr
- 원전 소재 지자체 인사는 모두 배제
- 선정 위원들도 대부분 원전 비전문가
- “지역 여론 전달 차단·졸속 인적 구성
- 시민사회단체 일제히 비판 성명
정부가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사용후핵연료)의 처리 문제를 논의하고자 전문가 15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를 발족하고 의견 수렴 절차에 돌입했다. 하지만 부산·울산 원자력 발전소(원전)를 포함해 원전지역 관련 인사가 위원회에 포함되지 않아 시민단체 등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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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부산시청 앞에서 탈핵부산시민연대 회원이 박근혜 정부 공론화보다 못한 고준위핵폐기물재검토위원회 출범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산업통상자원부는 29일 서울에서 성윤모 산업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사용후핵연료 관리 정책 재검토 위원회’(이하 재검토 위원회) 출범식을 열었다. 사용후핵연료(spent nuclear fuel)는 원전 원자로의 연료로 사용된 뒤 배출되는 핵연료 물질을 말한다. 원전 해체의 가장 중요한 단계가 이 물질을 안전하게 없애는 것이다. 이 때문에 고리원전 해체가 진행 중인 부울경 입장에서는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가 민감한 이슈일 수밖에 없다.
산업부가 재검토 위원회를 구성한 것은 2016년 7월 박근혜 정부 때 수립된 ‘고준위방폐물(사용후핵연료) 관리 기본계획’이 사실상 추진되지 못한 것과 연관돼 있다. 해당 계획에는 사용후핵연료를 처분할 부지를 선정하는 방안 등이 담겼다.
산업부 관계자는 “당시 기본계획의 추진 사항을 논의할 때에는 원전지역 주민 등이 참여했으나 여러 사안을 놓고 이해 당사자 간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려 사업을 진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3년 만에) 재검토 위원회를 구성해 다시 의견 수렴 절차에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재검토 위원회를 놓고 실효성 논란이 제기된다. 산업부가 ‘과거 실패’를 반복하지 않고자 중립적인 인사를 기계적으로 포함시킨 탓에 정작 부울경 원전을 누구보다 잘 아는 지역의 전문가 등이 철저히 배제됐기 때문이다.위원회에 이름을 올린 15명 중 무려 11명이 학계 인사인 데다, 이마저도 서울대 서울시립대 고려대 명지대 등 원전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지역의 대학교수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나머지 4명 중 3명은 법무법인 변호사이고, 1명은 소통·갈등 관련 연구소 인사다. ‘원전지역 주민과 환경단체 등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겠다’는 재검토 위원회의 발족 취지를 정부가 스스로 어겼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시민단체 “졸속 구성” 성토
지역사회에서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사용후핵연료 처리와 관련한 앞으로의 검토 과정이 자칫 지역 패싱(passing·배제)에 따른 ‘반쪽 논의’로 흐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역 한 원자력계 관계자는 “기장군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 부지 안에 사용후핵연료 임시(건식) 저장시설이 들어설 가능성이 큰데도, 재검토 위원회에 지역 여론을 전달할 채널이 없다”고 성토했다.
시민사회 단체도 일제히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에너지정의행동은 “재검토 위원회의 졸속 출범을 규탄한다”고 성토했다. 부산탈핵시민연대도 이날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해 5월부터 11월까지 재검토 위원회 준비단에 참여해 논의를 거듭했는데, 오늘(29일) 발표된 재검토 위원회에는 우리의 의견이나 그간의 합의 사항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석주 김준용 기자 sereno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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