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日 200병 생산, 합성감미료 안써
- 고급술 ‘입소문’ 서울까지 진출
- 투자금 받아 신제품 출시 등 계획

제이케이크래프트 막걸리 ‘기다림’

부산 청년이 양조한 ‘지역 특산주 1호’ 막걸리가 크라우드 펀딩으로 지역민과 소통한다. 농업회사법인 ㈜제이케이크래프트는 다음 달 8일까지 ‘크라우디’에서 크라우드 펀딩(증권형)을 벌인다고 25일 밝혔다. 프로젝트 목표 금액은 5000만 원이고, 이날 기준으로 3450만 원(69%)을 투자받았다. 크라우디에서 전통주를 주제로 한 투자형 크라우드 펀딩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이케이크래프트는 부산 출신 조태영(37) 대표가 2016년 동래구 사직동에 세웠다. 주력 제품은 막걸리 ‘기다림’이다. 대학에서 양조학을 전공하고 일본 유학을 한 그는 와인 제조 방식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직접 막걸리 양조장까지 차렸다. 조 대표는 “우연히 전통주 체험을 한 적 있는데 ‘올드’한 느낌의 막걸리를 나만의 방식으로 새롭게 표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회사를 차리게 됐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홀로 고군분투했지만 창업 3년째인 지금은 직원이 8명으로 늘고 미용·식품 분야로 사업도 확장했다.

고급화 전략으로 제이케이크래프트 양조장에서는 하루 평균 200병만 생산한다. 다른 회사의 막걸리와 달리 합성 감미료를 일절 쓰지 않는다고 한다. 패키지도 트렌디한 감성이 돋보이게 제작해 젊은 여성 고객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자체 온라인쇼핑몰을 구축했다. 전국 고급 레스토랑과 한정식집 등 40여 곳에 술을 납품한다.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에도 당당히 입점했다. 부산지역의 한 한정식집 대표는 “비싼 술인데도 기다림을 찾는 손님이 늘고 있다”며 “부드러우면서도 깊은 맛이 있다”고 평가했다.

조태영 대표

크라우드 펀딩은 플랫폼 크라우디가 먼저 제안하며 성사됐다. 조 대표는 “고액 투자를 받겠다는 목적보다는 지역 소액 투자자들에게 제품을 알리고 비전을 제시하는 차원에서 이벤트성으로 진행하는 것”이라며 “마침 크라우디가 새로운 시도 차원에서 펀딩을 해보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크라우디 측은 프리미엄 전통주 시장의 확대와 막걸리 효모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 개발 가능성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케이크래프트는 감천문화마을주민협의회와 양조장 조성을 논의하고 있다. 관광객을 겨냥해 지역 색깔이 묻어나는 특산품 제작에도 나선다. 조 대표는 “시민의 지지를 먼저 얻은 후에 한국을 대표하는 회사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민경진 기자 jnm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