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DB)

정부가 에너지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삶의 질 제고를 위해 2040년까지 태양광 등 재생 에너지 발전 비중을 최대 35%로 확대한다. 지금은 8% 수준이다. 반면 미세먼지와 온실가스를 유발하는 석탄 발전은 과감하게 감축한다. 에너지 정책을 전환해 기후 변화 문제에 대응하고 국가 경쟁력을 높인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지만, 재생 에너지 비중이 확대되는 만큼 전기요금이 오르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태양광·풍력은 늘리고 석탄 발전은 축소

　산업통상자원부는 19일 ‘제3차 에너지 기본 계획(안)’을 발표했다. 5년 주기로 수립되는 이 로드맵은 에너지 분야의 최상위 법정 계획이다. 향후 20년간 중장기 에너지 정책의 비전과 목표 등을 제시한다. 이날 공개된 안은 올해부터 2040년까지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 믹스’(에너지원 다양화) 추진 ▷에너지 정책의 패러다임을 공급 중심에서 소비구조 혁신 중심으로 전환 ▷분산형·참여형 에너지 시스템 확대 ▷에너지 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등 4개 과제를 중점 추진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

　정부는 2040년까지 재생 에너지 발전 비중을 ‘30~35%’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재 우리나라의 전체 에너지 발전에서 재생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7.6%(2017년 기준) 수준이다. 20여 년 뒤 4배 이상 늘어난다는 점에서 정부가 ‘도전적이고 과감한’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볼 수 있다. 재생 에너지는 화석 연료와 원자력을 대체하는 무공해 에너지다. 태양광, 바이오, 풍력, 해양 에너지 등이 대표적인 분야다.

　정부가 재생 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리기로 한 것은 미래 수요 증가와 글로벌 추세 등을 고려한 결정이다. 산업부가 이날 공개한 에너지 수요 전망치를 보면 신재생 에너지 수요는 2017년 11.8% 수준에서 2040년 19.9%로 확대된다. 반면 같은 기간 석유는 61.4%에서 57.1%로 축소된다. 석탄은 33.2%에서 39.0%로 증가세를 보이겠지만, 증가 폭(5.8%포인트)은 신재생 에너지(8.1%포인트)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산화탄소 발생이 많은 석탄 발전 비중은 과감하게 줄일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석탄 발전의 구체적인 감축 목표는 올해 말 ‘9차 전력수급 계획’을 발표할 때 함께 제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요금 인상 등 과제 산적

　이날 공개된 ‘제3차 에너지 기본 계획(안)’은 최악의 미세먼지와 기후 변화 문제에 대응하면서 국내 에너지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게 핵심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외부 전문기관의 연구 용역 결과와 75명에 달하는 민간 워킹그룹의 권고안을 바탕으로 12회에 걸친 공개 토론회와 간담회 의견 등을 폭넓게 수렴해 이번 안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번 계획을 놓고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선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원자력보다 비싼 재생 에너지의 비중을 늘리고 석탄 발전을 감축하는 것은 전기요금의 인상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현재 정부가 논의 중인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과 맞물려 전기요금이 오르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부는 ‘9차 전력수급 계획’이 나오는 올해 말 전기요금 인상 여부 등을 발표한다는 입장이다.

　‘최대 35%’ 목표치를 과연 달성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맑은 날이나 바람이 세게 부는 날 등 특정 기후 조건에서만 가능한 재생 에너지의 발전 특성을 고려할 때 목표 달성까지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태양광 설비와 풍력 발전기 설치와 관련해 주민 설득이 선행돼야 하는 것도 정부 입장에서는 숙제로 볼 수 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