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리핀 채권은행과 협상 마무리
- 5월 출자 전환 완료되면 순항
-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없다”

- 대우조선해양 노조원 70여 명
- 매각철회 촉구 기자회견 맞불

한진중공업의 주채권은행인 한국산업은행은 한진중공업의 출자 전환이 진행되면 향후 경영 정상화가 순조롭게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은행은 최근 한진중공업의 국내외 출자 전환 규모를 확정하고 현대중공업과 함께 대우조선해양의 인수 합병을 진행했다.

18일 부산 중구 대청동 산업은행 영남지역본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동걸 회장이 기자들에게 대우조선해양 매각과 한진중공업 관련 현안을 설명하고 있다. 김성효 전문기자 kimsh@kookje.co.kr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은 18일 부산 중구 대청동 산업은행 영남지역본부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 회장은 “한진중공업의 자회사인 수빅조선소의 채권은행 필리핀 5개 은행과 협상을 마무리했으며 오는 5월 이후 출자 전환이 완료되고 인천 율도 부지, 동서울터미널의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한진중공업 경영은 정상으로 전환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출자 전환을 위한 관련 절차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고 곧 새로운 대표가 선임되고 출자 전환이 끝나는 오는 6월 정도가 되면 구체적인 경영 정상화 방안이 나올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대우조선해양 노조원 70여 명이 이날 영남지역본부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고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의 사퇴와 대우조선해양 매각 중단을 촉구하는 모습. 김성효 전문기자 kimsh@kookje.co.kr

이 자리에 동석한 산은 기업금융 부문 최대현 부행장은 “건설 부문은 수주 규모가 4조 원에 달하고 조선소 역시 특수선 수주 물량이 충분한 상태”라며 “이날 오후 이 회장이 영도조선소를 방문하는 것은 안정적으로 기업 활동을 해주고 지역에 계속 이바지해줄 것을 독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은을 비롯한 한진중공업의 국내외 채권단은 최근 6874억 원에 달하는 채무를 출자 전환하기로 했다. 최대주주가 산업은행으로 변경되고 조남호 회장은 경영권을 잃게 된다. 산은은 오는 29일 열릴 예정인 한진중공업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올리지 않고, 이병모 전 STX조선 사장을 새로운 사내이사 후보로 올릴 방침을 세웠다. 이 회장은 간담회를 마치고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를 방문해 임직원을 격려했다. 이 회장은 이에 앞서 이날 오전 경남도청을 찾아 박성호 도지사 권한대행과 간담회를 갖고 “대우조선해양 인수 계약을 체결했을 때 밝힌 공동 발표문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순한 윈윈 전략이 아니다. 대우조선해양의 회생과 더불어, 일자리 창출, 관련 산업 경쟁력 강화, 지역경제 안정이라는 다각적인 측면에서 고려된 사안으로 인력 구조조정 필요성은 없으며 노조와도 언제든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산은은 지난 8일 현대중공업그룹과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관련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날 산은과 현대중공업그룹은 대우조선해양의 자율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대우조선해양 근로자의 고용 안정과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 및 부품업체의 기존 거래선을 유지할 것을 약속했다. 또 수출입은행과 함께 공동협의체를 구성해 이해 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충분히 반영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공동발표문을 발표했다.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 장소 앞에는 대우조선해양 노조원 70여 명이 기자회견을 열고 “매각을 철회할 때까지 온몸으로 저항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20일 거제 지역사회와 함께 매각 저지 지역 집회를 개최하는 것은 물론 오는 22일에는 지역 시민단체와 공동으로 청와대 상경 투쟁에 나설 계획을 세웠다.

조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