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기중앙회 추석자금 수요조사
- 업체 55.8%만 ‘상여금 지급’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부산지역 중소기업 직원들의 올해 추석 상여금 ‘봉투’가 예년에 비해 얇아졌다. 조선, 자동차, 기계 등 지역 주력 산업의 어려움이 지속하면서 중소기업들의 자금 사정이 어려워졌기 때문인데 일부는 추석 상여금을 아예 미지급하거나 절반 가까이 줄였다.

부산 강서구의 도금업체 A사는 올해 추석을 앞두고 직원의 상여금을 지난해 대비 50~60% 정도 줄였다. A사가 주력으로 도금하는 자동차부품에서 물량이 급격하게 줄어 매출액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A사 대표는 “우리 말고도 부산 대부분 중소기업의 사정이 좋지 않다. 추석 상여금을 아예 지급하지 못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추석이 끝나도 문제다. 조선, 자동차, 기계 등 주력 산업이 흔들리니 도금업체들의 물량 감소가 심각하다”고 하소연했다.

강서구의 화학 유통업체 B사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올해 B사의 추석 상여금은 지난해 대비 70% 정도 수준이다. B사 대표는 “당장 기업을 운영하는 데 어려움을 겪다 보니 상여금을 줄일 수밖에 없다. 다른 업체들은 대출 기간 연장이나 신규 대출도 못 하고 있는데 그나마 우리는 사정이 나은 편”이라고 이야기했다.

21일 중소기업중앙회의 ‘2018년 중소기업 추석 자금 수요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인 전국 중소기업 953개사 중 절반 이상(51.9%)이 추석 자금 사정에 대해 곤란하다고 응답했다. 자금 사정 곤란 원인(복수응답)으로 내수부진으로 인한 ‘매출 감소’가 67.5%로 가장 많았다. ‘판매대금 회수지연’(32.1%), ‘원자재 가격 상승’(29.9%)이 뒤를 이었다.특히 올해 추석 상여금 지급과 관련해서 ‘지급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업체는 55.8%로 지난해 56.1%보다 0.3%포인트 줄었다. 게다가 상여금을 확대 지급할 것이란 업체는 0.9%에서 0.8%로 줄어든 반면 축소 지급할 것이란 업체는 7.0%에서 10.3%로 늘었다. 아예 ‘지급계획이 없다’고 응답한 업체는 26.5%에서 29.7%로 증가했다.

한편 상여금 지급계획이 있는 중소기업은 정액 지급 시 1인당 평균 66.6만 원을 줄 것으로 집계됐다. 또 조사에 응한 중소기업은 평균 4.6일을 휴무할 계획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추석 자금 사정이 지난해와 비교해 다소 나빠졌다. 이는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내수침체가 지속하는 가운데, 최저임금 인상과 원자재 가격의 상승에 따라 어려워진 중소기업의 경영환경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