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인 유지대로 비공개 가족장
- 외아들 구광모 ‘4세 경영’ 박차

LG 가문의 3세대 경영인으로 23년간 그룹을 이끌어 온 구본무(사진) 회장이 20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3세.

LG그룹은 “구 회장이 20일 오전 9시52분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영면했다”고 밝혔다. 고인은 지난해 뇌수술 이후 1년여간 통원 치료를 받아 왔으나, 최근 상태가 악화되면서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 LG그룹은 고인의 유지와 유족의 뜻을 받들어 장례는 조용하고 간소하게 ‘비공개 가족장’으로 치른다고 전했다.

고인은 LG 창업주인 구인회(1969년 별세) 회장의 손자이자 구자경(93) LG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연세대와 미국 애슐랜드대, 미국 클리블랜드주립대 대학원을 졸업한 뒤 1975년 ㈜럭키 입사를 시작으로 기업 활동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로부터 20년 뒤인 1995년 2월 22일 LG그룹 회장으로 취임했다.고인은 LG그룹의 핵심 사업인 전기·전자와 화학 사업은 물론 통신과 자동차부품, 디스플레이, 에너지 등 신성장 사업 분야에 진출하며 공격적인 경영 행보를 거듭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 회장이 별세하면서 LG그룹의 경영은 외아들인 구광모(40) LG전자 정보디스플레이(ID) 사업부장(상무)이 지휘봉을 잡는다. 앞서 구 상무는 지난 17일 그룹의 지주회사인 ㈜LG의 사내이사로 내정됐다. 구 상무가 다음 달 29일 ㈜LG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되면 LG그룹의 ‘4세 경영’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리게 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날 논평에서 “구 회장은 정도 경영을 통해 고객에게 신뢰받는 기업이 되고자 노력해 왔다”며 “경제계는 한국 경제의 번영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