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부산경제진흥원 관 주도 운영
- 추가 개소·이용자 수 급증 등
- 양적 성장만 주요 성과로 여겨
- 스타트업 체계적 관리·보육 부실
# 예비창업자 폐업 원인 “자금 부족”
- 해운대구 ‘이노코웍스 센텀’처럼
- 창투사·스타트업·디자인사 한 곳
- 투자·창업·기술 산업 연계 절실
- 선순환 창업 생태계 구축해야
27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송상현광장에 마련된 부산창업카페. 100여 평(320㎡) 규모의 창업 공간에 시민, 예비창업자 등 10여 명이 이용 중이었다. 대부분은 현장을 단순 방문해 ‘미팅룸’ 정도로 사용했다.
부산창업카페는 2015년 7월부터 부산시가 창업에 관심 있는 시민, 예비창업자들을 위해 함께 협업할 수 있는 공간인 ‘코워킹 스페이스(co-working space)’를 마련하면서 시작됐다. 부산형 창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창구로 성공 창업 붐을 조성하자는 목표를 내걸었지만 정작 스타트업의 체계적인 관리·보육 등과는 거리가 멀었다.
■창업에 중요한 돈이 없다
송상현광장점, 부경대대연점 등 2곳의 부산창업카페를 운영하는 부산경제진흥원은 해마다 이용자가 증가하는 것을 주요 성과로 내세웠다. 실제 부산창업카페를 방문하는 이용자 수는 해마다 꾸준히 증가했다. 부산경제진흥원에 따르면 창업 상담, 컨설팅, 시설 대관, 강의 등을 위해 찾은 이용자 수는 2015년 6353명, 2016년 2만624명, 지난해 3만4392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서병수 시장이 2014년 취임 이후 강조하고 있는 일자리 창출에는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부산창업카페 개소 이후 21개사의 스타트업을 배출했지만 현재 10곳은 폐업하거나 연락 두절 상태다. 폐업이 잦은 스타트업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부산경제진흥원이 스타트업의 체계적인 관리와 보육에 실패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된 셈이다.
이곳을 찾는 예비창업자들은 ‘자금’ 부족을 실패 원인으로 꼽았다. 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자금이 창업과 연계되지 않다 보니 사라진 업체가 많다는 것이다.
실제 부산창업카페를 통해 창업을 한 A 씨는 “부산경제진흥원이 창업 컨설팅 등은 잘해줬지만 민간 투자를 연계해준 적은 없다”고 밝혔다. 또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B 씨는 “부산창업카페는 창업 관련 강의를 듣는 곳이란 인식이 스타트업계에서 강하다. 투자자와 연결을 기대하기 힘든 창업카페까지 찾아가서 일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그러나 부산경제진흥원은 이런 업계의 여론에 귀를 닫고 있다. 올해도 민간 투자와의 연계 사업 대신 창업 컨설팅, 교육 프로그램 강화에 초점을 맞춰 창업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창투사와 함께…코워킹 스페이스
전문가들은 창업카페에서 지역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민간 액셀러레이터사를 시설 관리 용역으로 계약해 예비창업자와의 접촉을 늘리는 방안을 제안했다.
당장 투자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예비창업자에게 자금 지원 등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현재 스터디룸, 강의 시설 등으로 변질된 창업카페를 원래 취지대로 운영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역 한 액셀러레이터사 관계자는 “애초 창업카페 설립 때부터 문제를 제기했지만, 시나 부산경제진흥원에서는 시설이나 이용자 수 등 양적 성장에만 관심이 있는 것 같았다”고 꼬집었다.
취업 공부 대신 실제 창업을 꿈꾸는 예비창업자들도 창업카페보다 민간 창업투자사와 한 공간에서 일할 수 있는 곳을 선호했다. 부산 해운대구의 ‘이노코웍스 센텀’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노코웍스 센텀은 미국 실리콘밸리 디자인컨설팅 회사 ‘이노디자인’과 지역 액셀러레이터사 ‘선보엔젤파트너스’가 지난달부터 운영하는 코워킹 스페이스다. 창업카페와 달리 이곳은 창업투자사, 스타트업, 디자인회사 등이 함께 모여 일을 하는 공간이다. 예비창업자에게는 투자자와 함께 일할 수 있는 꿈의 공간인 셈이다.
선보엔젤파트너스 최영찬 대표는 “단순히 예비창업자에게 공간을 빌려주거나 단발성 이벤트, 강의 등을 해서는 코워킹 스페이스의 존재 가치가 없다. 그런 공간은 부산에서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면서 “이노코웍스 센텀을 지역 스타트업을 위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 고심 중이다. 앞으로 창업투자사 몇 곳이 더 입주하고 이노디자인 직원까지 상주하게 되면 지역 창업 생태계 구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
- 추가 개소·이용자 수 급증 등
- 양적 성장만 주요 성과로 여겨
- 스타트업 체계적 관리·보육 부실
# 예비창업자 폐업 원인 “자금 부족”
- 해운대구 ‘이노코웍스 센텀’처럼
- 창투사·스타트업·디자인사 한 곳
- 투자·창업·기술 산업 연계 절실
- 선순환 창업 생태계 구축해야
27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송상현광장에 마련된 부산창업카페. 100여 평(320㎡) 규모의 창업 공간에 시민, 예비창업자 등 10여 명이 이용 중이었다. 대부분은 현장을 단순 방문해 ‘미팅룸’ 정도로 사용했다.
부산창업카페는 2015년 7월부터 부산시가 창업에 관심 있는 시민, 예비창업자들을 위해 함께 협업할 수 있는 공간인 ‘코워킹 스페이스(co-working space)’를 마련하면서 시작됐다. 부산형 창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창구로 성공 창업 붐을 조성하자는 목표를 내걸었지만 정작 스타트업의 체계적인 관리·보육 등과는 거리가 멀었다.
 |
| 27일 부산 부산진구 부산창업카페(송상현광장점)를 찾은 이용자들이 각종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부산창업카페는 2015년 7월 개소 이후 21개의 스타트업을 배출했지만, 현재 10곳은 폐업하거나 연락 두절 상태다. 곽재훈 전문기자 |
송상현광장점, 부경대대연점 등 2곳의 부산창업카페를 운영하는 부산경제진흥원은 해마다 이용자가 증가하는 것을 주요 성과로 내세웠다. 실제 부산창업카페를 방문하는 이용자 수는 해마다 꾸준히 증가했다. 부산경제진흥원에 따르면 창업 상담, 컨설팅, 시설 대관, 강의 등을 위해 찾은 이용자 수는 2015년 6353명, 2016년 2만624명, 지난해 3만4392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서병수 시장이 2014년 취임 이후 강조하고 있는 일자리 창출에는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부산창업카페 개소 이후 21개사의 스타트업을 배출했지만 현재 10곳은 폐업하거나 연락 두절 상태다. 폐업이 잦은 스타트업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부산경제진흥원이 스타트업의 체계적인 관리와 보육에 실패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된 셈이다.
이곳을 찾는 예비창업자들은 ‘자금’ 부족을 실패 원인으로 꼽았다. 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자금이 창업과 연계되지 않다 보니 사라진 업체가 많다는 것이다.
실제 부산창업카페를 통해 창업을 한 A 씨는 “부산경제진흥원이 창업 컨설팅 등은 잘해줬지만 민간 투자를 연계해준 적은 없다”고 밝혔다. 또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B 씨는 “부산창업카페는 창업 관련 강의를 듣는 곳이란 인식이 스타트업계에서 강하다. 투자자와 연결을 기대하기 힘든 창업카페까지 찾아가서 일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그러나 부산경제진흥원은 이런 업계의 여론에 귀를 닫고 있다. 올해도 민간 투자와의 연계 사업 대신 창업 컨설팅, 교육 프로그램 강화에 초점을 맞춰 창업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창투사와 함께…코워킹 스페이스
전문가들은 창업카페에서 지역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민간 액셀러레이터사를 시설 관리 용역으로 계약해 예비창업자와의 접촉을 늘리는 방안을 제안했다.
당장 투자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예비창업자에게 자금 지원 등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현재 스터디룸, 강의 시설 등으로 변질된 창업카페를 원래 취지대로 운영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역 한 액셀러레이터사 관계자는 “애초 창업카페 설립 때부터 문제를 제기했지만, 시나 부산경제진흥원에서는 시설이나 이용자 수 등 양적 성장에만 관심이 있는 것 같았다”고 꼬집었다.
취업 공부 대신 실제 창업을 꿈꾸는 예비창업자들도 창업카페보다 민간 창업투자사와 한 공간에서 일할 수 있는 곳을 선호했다. 부산 해운대구의 ‘이노코웍스 센텀’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노코웍스 센텀은 미국 실리콘밸리 디자인컨설팅 회사 ‘이노디자인’과 지역 액셀러레이터사 ‘선보엔젤파트너스’가 지난달부터 운영하는 코워킹 스페이스다. 창업카페와 달리 이곳은 창업투자사, 스타트업, 디자인회사 등이 함께 모여 일을 하는 공간이다. 예비창업자에게는 투자자와 함께 일할 수 있는 꿈의 공간인 셈이다.
선보엔젤파트너스 최영찬 대표는 “단순히 예비창업자에게 공간을 빌려주거나 단발성 이벤트, 강의 등을 해서는 코워킹 스페이스의 존재 가치가 없다. 그런 공간은 부산에서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면서 “이노코웍스 센텀을 지역 스타트업을 위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 고심 중이다. 앞으로 창업투자사 몇 곳이 더 입주하고 이노디자인 직원까지 상주하게 되면 지역 창업 생태계 구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