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제진흥원이 운영하는 부산창업카페에 몸담았던 스타트업들 중 절반이 창업한 지 얼마 안 돼 폐업하거나 연락 두절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경제진흥원이 체계적인 관리와 보육에 실패한 것으로, 애초 목적인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부산경제진흥원은 2015년 7월 송상현광장점을 시작으로 부산창업카페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후 지금까지 창업한 모두 21개의 스타트업 중 10개사가 폐업하거나 연락 두절 상태인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부산창업카페는 부산형 창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창구로 성공 창업 붐 조성을 위해 부산시와 부산경제진흥원이 의욕적으로 추진했다. 송상현광장점에 이어 2016년 6월 부경대 대연점이 개소했고 오는 5월 사상역점이 문을 열 예정이다.

부산창업카페가 늘어나면서 방문객도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 하지만 대부분 창업 강의를 듣거나 시설 대관, 컨설팅 등을 위한 단순 방문에 그쳐 지역 창업 생태계 구축이란 운영 목적에서 벗어났다. 또 시설과 방문객 수 등 양적인 성장에 몰두하다 보니 정작 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자금’이 몰리지 않았다.

자금과 창업이 연계된 체계적인 스타트업 육성이 없었던 것이다. 결국 절반의 스타트업이 창업 초기임에도 사실상 사라진 것이다.전문가들은 창업카페가 단순 스터디룸이나 강의 시설로 변질됐다고 평가했다. 지역의 한 액셀러레이터사는 “자금력을 갖춘 민간 창업투자사와 창업카페가 연계해 초기 스타트업을 보육하는 등의 역할을 해야 창업 생태계가 구축될 것이다. 창업 컨설팅, 강의 등도 중요하지만 소액이라도 투자금이 없으면 창업가나 스타트업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부산창업카페에 지원되는 예산마저도 사실상 줄어들고 있다. 창업카페 수는 늘어나고 있지만 연간 예산은 6억 원으로 매년 똑같다. 올해의 경우 사상역점까지 개소하게 되면 3개의 창업카페가 6억 원을 나눠 써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는 지점별로 3억 원의 예산이 배정됐지만, 올해는 2억 원으로 줄었다.

부산경제진흥원은 올해도 창업 컨설팅, 강의 등을 강화하는 계획안을 내놓고 진행 중이다. 부산경제진흥원 관계자는 “창업카페에는 극초기 창업가나 소규모 사업들뿐이라 민간 투자를 받을 만한 이용자가 없다”고 밝혔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

◇ 부산창업카페 개설 현황 송상현광장점 2015년  7월  오픈 부경대 대연점 2016년  6월  오픈 사상역점 2018년  5월  오픈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