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이재용 부회장 석방 이후 처음으로 열린 이사회에서 외국인과 여성을 사외이사로 내정했다. 또 현재 9명으로 구성된 이사회 규모를 확대 개편하기로 했다. 총수 복귀를 계기로 그룹 안정과 글로벌 경영에 다시 시동을 건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23일 이사회를 열어 한국계 미국인인 김종훈(58) ‘키스위모바일’ 회장과 김선욱(66)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병국(59)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를 새 사외이사 후보로 확정했다. 이들 후보는 다음 달 23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식 선출된다.

현재 삼성전자 이사회는 사내이사 4명(이 부회장 포함)과 사외이사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임기 만료를 앞둔 종전 사외이사 2명이 정기 주총 때 빠지고 이들 3명의 후보가 선출되면 삼성전자의 사외이사 수는 6명으로 늘어난다. 아울러 이날 이사회에서는 삼성전자 이상훈 사장(CFO·최고재무책임자)이 새 사내이사로 내정됐다. 결국 이사회 전체 구성원 수가 9명에서 11명으로 증가하는 셈이다. 다만, 이 부회장은 이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재계에서는 이번 이사회 결과를 ‘파격’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과거 삼성전자에 외국인과 여성 사외이사가 전혀 없던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이 부회장의 복귀와 맞물려 글로벌 경영 강화 등을 위한 삼성의 의지가 읽힌다는 게 재계 안팎의 분석이다.실제로 삼성전자는 이날 이사회 개최와는 별도로 대규모 투자 계획도 발표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