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상 중 2만6787동만 내진 적용
- 시 전체 7.2%… 동구 2.6% 최저
- 1988년 전 시설 소급적용 안돼
- 내진보강 인센티브도 효과 미미
- 원룸 등에 인기인 ‘필로티 구조’
- 법 허점·감시 취약해 안전 비상
부산 건축물 가운데 현행법상 내진 대상 건축물의 4곳 가운데 3곳은 관련 시설을 갖추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1988년 처음으로 건축법에 내진 설계 규정이 명시된 이후 꾸준히 적용대상 건물이 확대됐지만, 신규 건축물에 한정돼 내진율은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부산 내진율, 25% 불과
16일 부산시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부산시의 내진 대상 건물은 총 10만 5603동으로, 이 가운데 내진시설이 적용된 건물은 25.4% 수준인 2만6787동에 불과하다. 시 전체 건물로 확대하면 내진율은 더욱 떨어진다. 전체 37만1476동 가운데 내진 설계 반영 비율은 7.2%에 그치고 있다. 경남 도내 건축물의 내진설계 비율도 22.0%에 불과하다.
1988년 8월 처음으로 건축법에 6층 이상 아파트에 한해 내진설계를 적용하도록 했다. 이후 내진설계 적용대상 건물은 2005년 3층 이상, 올해 2월 2층 이상으로 확대됐다. 지난 10월에는 단독주택과 공동주택도 내진설계 적용대상에 포함됐다.하지만 소급적용을 하지 않는 원칙에 따라 그동안 내진설계 반영에서 소외됐던 건물은 지진 피해에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다. 특히 원도심권에 속한 단독주택 밀집 지역에서 지진이 발생한다면 큰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부산에서 내진율이 가장 낮은 자치단체는 동구로, 전체 건물 2만2147동 가운데 단 581동(2.6%)만이 내진시설을 갖추고 있다. 영도구 역시 2.6% 수준의 내진율을 보이며, 서구(3.5%) 중구(4.5%)도 내진율이 낮았다.
부산시 관계자는 “내진 성능을 보강하는 건축물에 대해 기존 10%의 지방세 감면을 최근 50%로 확대하고 용적률 기준을 완화하는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지만 주민이 자체적으로 보강공사를 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토로했다. 시는 1988년 이전의 건물은 대부분 내진시설을 갖추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필로티 건물, 지진에 ‘취약’
지난 15일 경북 포항 지진 때 1층이 주차장으로 된 ‘필로티’ 구조 건물 기둥 콘크리트 일부가 무너진 모습이 적나라하게 목격되면서, 이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도 크다. 필로티 구조는 주로 4층 이하 다세대 건물에 적용된다.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해 1층에 기둥만 남기고 건물을 올리는 것으로, 1층 주차장 면적이 건물 면적에서 제외되며 층수와 높이를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부산의 경우 대학가는 물론이고 대부분의 주택가 등에서 이런 건물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을 계기로 필로티 구조 건축물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그동안 주차난을 해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지진 여파로 건물 안전성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필로티 구조는 좌우 흔들림에 약해 지진이 발생하면 큰 위험으로 번질 수 있다”며 “특히 대부분의 필로티 구조물은 소형 건설사가 짓기 때문에, 감리 등 여러 면에서의 감시가 취약해 잠재적인 위험은 더욱 크다”고 밝혔다.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
- 시 전체 7.2%… 동구 2.6% 최저
- 1988년 전 시설 소급적용 안돼
- 내진보강 인센티브도 효과 미미
- 원룸 등에 인기인 ‘필로티 구조’
- 법 허점·감시 취약해 안전 비상
부산 건축물 가운데 현행법상 내진 대상 건축물의 4곳 가운데 3곳은 관련 시설을 갖추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1988년 처음으로 건축법에 내진 설계 규정이 명시된 이후 꾸준히 적용대상 건물이 확대됐지만, 신규 건축물에 한정돼 내진율은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부산 내진율, 25%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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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경북 포항시에서 발생한 지진의 여파로 필로티 구조의 건물 기둥이 파손됐다. 이에 따라 필로티 구조를 적용한 건물이 지진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전민철 기자 |
1988년 8월 처음으로 건축법에 6층 이상 아파트에 한해 내진설계를 적용하도록 했다. 이후 내진설계 적용대상 건물은 2005년 3층 이상, 올해 2월 2층 이상으로 확대됐다. 지난 10월에는 단독주택과 공동주택도 내진설계 적용대상에 포함됐다.하지만 소급적용을 하지 않는 원칙에 따라 그동안 내진설계 반영에서 소외됐던 건물은 지진 피해에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다. 특히 원도심권에 속한 단독주택 밀집 지역에서 지진이 발생한다면 큰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부산에서 내진율이 가장 낮은 자치단체는 동구로, 전체 건물 2만2147동 가운데 단 581동(2.6%)만이 내진시설을 갖추고 있다. 영도구 역시 2.6% 수준의 내진율을 보이며, 서구(3.5%) 중구(4.5%)도 내진율이 낮았다.
부산시 관계자는 “내진 성능을 보강하는 건축물에 대해 기존 10%의 지방세 감면을 최근 50%로 확대하고 용적률 기준을 완화하는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지만 주민이 자체적으로 보강공사를 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토로했다. 시는 1988년 이전의 건물은 대부분 내진시설을 갖추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필로티 건물, 지진에 ‘취약’
지난 15일 경북 포항 지진 때 1층이 주차장으로 된 ‘필로티’ 구조 건물 기둥 콘크리트 일부가 무너진 모습이 적나라하게 목격되면서, 이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도 크다. 필로티 구조는 주로 4층 이하 다세대 건물에 적용된다.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해 1층에 기둥만 남기고 건물을 올리는 것으로, 1층 주차장 면적이 건물 면적에서 제외되며 층수와 높이를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부산의 경우 대학가는 물론이고 대부분의 주택가 등에서 이런 건물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을 계기로 필로티 구조 건축물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그동안 주차난을 해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지진 여파로 건물 안전성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필로티 구조는 좌우 흔들림에 약해 지진이 발생하면 큰 위험으로 번질 수 있다”며 “특히 대부분의 필로티 구조물은 소형 건설사가 짓기 때문에, 감리 등 여러 면에서의 감시가 취약해 잠재적인 위험은 더욱 크다”고 밝혔다.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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