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갑질’ 행태 근절을 위한 프랜차이즈 업계의 자구노력 등을 당부하며 10월까지 자구책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또 선진화된 비즈니스 모델로의 전환도 촉구하고 나섰다.

　김 위원장은 2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와의 간담회에서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 ‘상생’이 프랜차이즈 사업의 (바람직한) 비즈니스 모델인만큼, (유통 마진이 아닌) 매출액이나 이익을 기반으로 한 로열티로의 수익구조 전환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통상 해외 프랜차이즈 업계는 매출액·이익 등을 기반으로 브랜드 로열티(상표 사용료)를 정한다. 하지만 국내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는 식자재와 원재료 등 필수 품목에 마진을 붙이는 방식으로 가맹금을 받고 있어 ‘갑질’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필수 품목 마진율조차 공개되지 않는 상황에서 일부 가맹본부들이 해당 품목을 폭넓게 정하고 높은 마진을 붙여 가맹점에 강매하고 있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프랜차이즈 산업이 외형적으로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가맹본부의 경영윤리와 상생 의식이 질적으로 성숙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제도적인 차원에서 봐도 사각 지대가 존재해 가맹점주들이 많은 고통과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프랜차이즈 산업의 매출 규모가 (연간) 100조 원을 넘고 관련 종사자도 80만 명 이상일 정도로 대한민국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에는 가맹본부 사주의 추문 등으로 프랜차이즈 고유의 장점은 사라지고 가맹점주를 착취하는 가맹본부의 (부정적인) 이미지만 부각돼 안타깝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8일 공정위가 발표한 ‘가맹분야 불공정관행 근절 대책’을 언급한 뒤 “(업계에서) 기대와 염려를 동시에 하고 있고, 새로운 자정 방안을 고민한다고 들었다”며 “우리 사회가 이 정도면 됐다고 하는 방안을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하며 10월까지 기다리겠다고 했지만 좀 더 시간을 단축시켜달라고 ”고 말했다. 이에 협회 측도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프랜차이즈협회가 공정위에 “자정 기회를 달라”며 김 위원장과의 회동을 먼저 요구해 마련됐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