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현실화로 국내 금융시장 역시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과 같은 '충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24일 금융감독원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등에 따르면 브렉시트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파운드화와 유로화의 동반 약세 ▷달러화 강세 등을 불러와 안전자산 선호 및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되는 결과를 낳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국내에 있는 외국자본의 급격한 유출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전경련 송원근 경제본부장은 "세계 증시와 환율이 요동치면 외국인 자금 유출이나 환율 급등과 같은 충격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며 "이번 투표 결과가 장기적으로 'EU 체제 유지' 문제로 번질 경우 금융시장뿐 아니라 국내 경제 전반이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당장 예상되는 시나리오는 영국계 자금의 유출이다. 지난달 말 기준 영국계 자금은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장주식 36조4770억 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전체 외국인 상장주식 보유액(433조9600억 원)의 8.4%를 차지하는 규모로, 미국계(172조8200억 원) 다음으로 크다. 영국계 자금의 유출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국내 증시는 그만큼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영국에 대한 위험 노출액(익스포저)이 높은 아일랜드와 네덜란드 등 유럽계 자금 역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서 자금을 회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더욱이 영국의 이번 결정으로 다른 국가의 EU 추가 탈퇴 가능성도 있어 글로벌 금융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