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재개발구역 중 사업성이 높아 노른자위로 평가된 해운대구 우동3구역이 3인의 동의서가 부족해 동의율 미달로 조합설립인가가 취소됐다는 항소심 판결이 나와 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시공사까지 선정된 상태여서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조합 측은 상고할 뜻을 내비쳤다.

부산고법 행정1부(최인석 부장판사)는 김모(74) 씨 등 2명이 해운대구청장과 우동3구역 재개발주택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재개발정비사업조합 설립인가 취소소송에서 1심에 이어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고 2일 밝혔다.

재판부는 백지동의서를 낸 일부 조합원은 총회에 참석하지 않고 서면 결의서도 제출하지 않은 상태에서 추진위가 임의로 공란을 보충했다는 등의 이유로 동의서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에 따라 조합 측이 구청에 제출해 설립인가를 받은 804명의 동의서 중 17명의 동의서를 인정하지 않아 결국 동의율은 74.73%로 법적인 동의율 75% 이상에 미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법적인 동의율에 필요한 인원에 3명이 모자란 것이다.

1심을 담당한 부산지법 행정1부는 804명 중 52명의 동의서 효력을 인정하지 않아 법적인 동의율에 38명이 부족하다는 판결을 내렸다.우동3구역 재개발주택조합은 2011년 12월 정비사업구역 내 토지 등 소유자 1054명 중 804명(76.28%)의 동의서를 받아 해운대구청에 제출해 설립인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시공사로 선정된 대우건설·현대산업개발·SK건설 컨소시엄은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대법원에서 조합설립인가 취소로 판결이 확정되면 추진위 단계로 다시 돌아가 조합을 재구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지난해 이뤄진 시공사 선정작업도 다시 해야 한다. 2007년 9월 주택재개발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후 우여곡절을 겪으며 사업을 진행해 지난해 시공사 선정까지 마쳤다.

우동3구역은 해운대 스펀지 건물 맞은 편 16만여㎡의 대지에 2440가구의 아파트를 건립할 예정이었다. 해운대해수욕장, 해운대 도시철도역, 동해남부선 해운대역 등이 가깝고 대지형태가 평지여서 사업성이 좋은 입지의 재개발구역으로 평가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