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스위스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동포들을 만나 한국-스위스 간 첨단 기술 분야 교류 강화 의지를 피력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저녁 취리히 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올해는 한국과 스위스가 수교한 지 60주년되는 해”라며 “양국이 그간 다져온 신뢰와 협력의 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60년을 향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학기술 경쟁 시대를 맞이해서 스위스와 같이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기술선도국들과 첨단 과학기술 협력을 강력히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1953년 중립국 감독위원회 대표단을 파견한 이후로 스위스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애쓰고 있다”며 “스위스와의 교역은 매년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제약·바이오 같은 미래 산업 분야에서도 새로운 협력 기회가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스위스 동포사회에 대해서도 “이미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며 “1919년 어느 익명의 한국인이 스위스 일간지 기고를 통해 유럽에서 대한독립의 기치를 높였다”고 말했다.이승만 전 대통령이 1933년 제네바에서 국제사회에 대한 독립을 주장한 일도 언급됐다. 윤 대통령은 “이승만 대통령의 제자 이한호(1895∼1960) 지사는 스위스 현지에서 조국 독립을 위해 헌신했고 양국 체육 교류에도 큰 발자국을 남겼다. 작년 11월 이한호 지사의 유해가 우리나라로 봉송되는 과정에서 동포 여러분께서 큰 관심을 가지고 지원해주신 데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윤 대토령은 “스위스 동포 사회는 근면과 불굴의 정신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근현대사와 함께했다”며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이 동포 여러분에게도 실질적 혜택이 돌아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아랍에미리트(UAE) 국빈 방문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7일(현지시간) 두바이 왕실공항에서 다보스 포럼 참석 등을 위해 스위스로 향하는 공군 1호기에 탑승, 환송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공군 1호기’를 타고 스위스 취리히 공항에 도착했다. 오는 18~19일 이틀간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다보스 포럼에 참석하는 것은 9년 만이다.

세계 정상과 학계 시민사회 지도자가 참석해 국제 현안을 논의하는 다보스포럼의 이번 주제는 ‘분열된 세계에서의 협력’이다. 윤 대통령은 19일 포럼 특별연설을 통해 공급망 강화, 청정에너지 전환, 디지털 질서 구현을 위한 국제협력과 연대방안을 제시하고 한국의 역할을 소개할 예정이다. 하루 전 18일에는 국내·외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열고 한국 투자협력 등을 논의한다.

윤 대통령은 포럼 일정을 마치면 취리히 공과대학에서 석학들과 만난 뒤 설 연휴 첫날인 21일 귀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