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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비서 없애고 셀프 커피…초선들 ‘탈권위’ 앞장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 | 2020.06.04 20:13
- 박수영, 상석없는 원탁 회의
- 정동만, 홀로 걸어서 출퇴근
- 김미애, 가족 친화적 의원실
- ‘의전 파괴’ 용두사미 경계를

21대 국회에 ‘탈권위 바람’이 불고 있다. 국회의원들이 스스로 일상 속 ‘의전’을 내려놓고 있는데, 중심에는 초선 국회의원들이 있다.
미래통합당 박수영(부산 남갑) 의원이 4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직접 커피를 내려마시고 있다. 오른쪽은 수행비서 없이 홀로 퇴근하는 정동만(부산 기장) 의원. 김해정 기자
미래통합당 박수영(부산 남갑)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선 ‘커피는 셀프’다. 사무실 벽에 ‘박수영 의원실은 차와 커피가 셀프입니다’는 문구를 붙여놨고, 커피머신을 들여놨다. 방문객은 스스로 커피를 타서 마셔야 한다. 박 의원 스스로에게도 적용된다. 일상 속 오랜 적폐인 ‘커피 타는 직원’을 없앤 셈이다. 또 사무실에 소파를 없애고 원탁 테이블을 놓았다. 원탁 테이블에 상석은 없다. 박 의원과 보좌진은 둥근 테이블에 둘러앉아 의견을 주고 받는다. 4일 사무실에서 만난 박 의원은 “직원들이 일만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다. 이곳에선 위, 아래가 없다”고 했다.

통합당 정동만(부산 기장) 의원에게는 ‘수행 비서’가 없다. 의원의 그림자처럼 손과 발이 되는 비서를 따로 두지 않았다. 국회의사당 바로 앞에 숙소를 마련한 정 의원은 홀로 걸어서 출퇴근한다. 정 의원은 수행 비서 대신 정책을 담당하는 직원을 충원했다. 지역구 사업을 이끌 정책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정 의원은 “숙소도 국회 근처라 혼자 움직이기 불편하지 않다”며 “정책 전문가를 한 명 더 두면 지역민에게 더 큰 혜택을 돌려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통합당 김미애(부산 해운대을) 의원은 ‘육아 친화형 업무 환경 조성’에 나섰다. 김 의원도 의정 활동과 육아를 병행하고 있는 만큼 ’워킹맘’의 고충을 잘 알고 있어서다. 김 의원의 아이가 의원실에 방문할 정도로 방 분위기는 가족 친화적이다. 의원실에는 그와 상황이 비슷한 워킹맘 직원이 있다. 김 의원은 “변호사 시절부터 아이를 데리고 법원에 가는 등 일과 육아를 동시에 했다”며 “일만 잘 하면 되지 업무 시간 자체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이 밖에도 ’직함’ 부르기를 금지한 의원도 있다. 카카오뱅크 대표 출신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실에서는 서로 직함을 떼고 별명을 부른다.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실에서도 직함은 빼고 이름 뒤에 ‘님’만 붙여 서로 부른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실에서는 퇴근 시간이 지나면 ‘방해 금지 모드’로 설정되는 메신저를 사용해 직원들의 퇴근 후 삶을 보장한다. 그러나 전례로 보면 ‘의전 파괴’는 ‘보여주기식’으로 끝난 경우가 많았다. ‘절대 갑’인 의원이 어느 정도 진심을 가지고 보좌진들을 대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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