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쁨 드렸을지 모르나 불효 훨씬 많아
- 정치 한복판 선 모습에 가슴 졸이셨을 것”

- 전재수 등 부산 정치인들 SNS로 조문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모친인 고 강한옥 여사의 별세에 대해 “평생 돌아갈 수 없는 고향(북한)을 그리워하셨고, 이 땅의 모든 어머니처럼 고생도 하셨지만 ‘그래도 행복했다’는 말을 남기셨다”고 전했다. 고인은 전날 오후 부산 중구 메리놀 병원에서 향년 92세를 일기로 별세했으며, 문 대통령은 병원에서 임종을 지켰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5시30분 페이스북을 통해 “저희 어머니가 소천하셨다. 다행히 편안한 얼굴로 마지막 떠나시는 모습을 저와 가족들이 지킬 수 있었다”(사진)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41년 전 아버지가 먼저 세상을 떠나신 후 오랜 세월 신앙 속에서 자식들만 바라보며 사셨는데, 제가 때때로 기쁨과 영광을 드렸을진 몰라도 불효가 훨씬 많았다”며 “특히 제가 정치의 길로 들어선 후로는 평온하지 않은 정치의 한복판에 제가 서 있는 것을 보면서 마지막까지 가슴을 졸이셨을 것”이라며 모친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표현했다. 모친의 장례를 가족장으로 하겠다는 뜻을 알렸던 문 대통령은 슬픔을 나눠준 국민에 대한 감사를 전하면서 “어머님의 신앙에 따라 천주교 의식으로 가족과 친지끼리 장례를 치르려고 한다. 많은 분의 조의를 마음으로만 받는 것을 널리 이해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특히 청와대와 정부, 정치권을 향해서도 조문을 오는 대신 평소와 다름없이 국정을 살필 것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이 강 여사의 장례를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르겠다고 결정하면서 부산지역 정치인들의 SNS 조문 행렬도 줄을 이었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은 페이스북에 “강한옥 여사님의 영면을 기원드린다. 평화로운 곳에서 부디 고향 땅도 마음껏 밟으시길 바란다”고 적었다. 김비오 민주당 중영도 지역위원장과 류영진 부산진을 지역위원장도 애도의 글을 남겼다. 민주당 북강서을 지역위원장을 지낸 정진우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상임이사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은 양복과 검은 넥타이 차림으로 검찰개혁 관련 1인 시위를 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게재했다.

김태경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