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4일 오후 청와대에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을 1시간30분가량 면담한 자리에서 “한국 시장의 규모는 한계가 있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해야 한다. 소프트뱅크가 가진 글로벌 네트워크를 이용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후 청와대에서 손정의(왼쪽)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을 만나 악수한 뒤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연합뉴스

예정된 시간을 50분 넘겨 진행된 이날 접견에서 문 대통령은 손 회장에게 “대기업은 자금력이 있어 스스로 투자가 가능하지만 혁신벤처 창업가는 자금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게 현실이다. 특히 젊은 창업가에게 투자해달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이 전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로 한일 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손 회장에게 이와 관련된 언급을 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한일 관계와 관련된 발언은 없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손 회장은 인공지능(AI)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앞으로 한국이 집중해야 할 것은 첫째도 인공지능, 둘째도 인공지능, 셋째도 인공지능”이라며 교육·정책·투자·예산 등에서 인공지능 분야를 전폭적으로 육성할 것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AI 전문인력 양성 분야에 대한 손 회장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이 AI 분야에서 늦게 출발했지만 강점이 많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5G 세계 최초 상용화를 이뤘고, 이미 만들어진 개념을 사업화하는 데는 단연 앞서간다”며 한국 AI 분야에 투자를 재차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손 회장은 “한국이 인공지능 후발국이나 한발 한발 따라잡는 전략보다 한 번에 따라잡는 과감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세계가 한국의 인공지능에 투자하도록 돕겠다. 한국도 세계 1등 기업에 투자해라. 이것이 한국이 인공지능 1등 국가가 되기 위한 가장 빠른 길”이라고 조언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