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 3당 “엄중 책임 물어야”

한 외교관이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을 통해 유출한 한미 정상 간 전화 통화 내용을 놓고 청와대와 자유한국당이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일제히 우려를 표시하고 강 의원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자유한국당은 23일 청와대가 강효상 의원에게 한미 정상 간 통화 내용을 누설한 의혹으로 외교관을 조사한 데 대해 “구걸 외교를 들키자 공무원에게 책임을 지운다”며 수사 의뢰 등 법적 대응과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청와대 특감반 진상조사단 회의’에서 “(강 의원을 통해) 폭로된 내용은 이 정권의 굴욕 외교와 국민 선동의 실체를 일깨워준 공익제보 성격”이라며 “한마디로 외교, 국민 기만의 민낯을 들키자 이제 공무원에게만 책임을 씌워가는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강 의원도 “국회의원이 밝힌 내용을 가지고 외교부 공무원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조사한다는 게 21세기 대명천지에 가당키나 한 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외 공개가 불가한 기밀로 분류된 한미 정상 간 통화 내용이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고, 유출한 사람 본인도 기밀 누설을 시인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외교관이 강 의원에게 전달한 두 정상의 통화 내용을 ‘공익 제보’라고 규정한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주장에 “조직 내부에서 벌어지는 부정·비리를 외부에 알리는 것을 공익 제보라고 한다”며 “정상 간 통화 내용은 부정·비리가 있는 공익 제보에 해당하지 않기에 그 말은 성립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박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