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른미래당 2명 사보임 승인에

- 한국당 교체된 채이배 찾아 감금

- 112신고 후 6시간 만에 풀려나

- 민주, 공수처법 의안과 제출에

- 한국당 의원 인간띠로 육탄저지

- 의안 신청받는 팩시밀리 파손

- 의장 경호권 발동에도 진정 안돼

■국회 의안과 ‘전쟁터’

더불어민주당이 이날 오후 공수처 법안과 검경수사권 법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하려다가 저지하는 한국당과 정면으로 충돌했다. 들어가려는 민주당 의원들과 막으려는 한국당 의원들이 얽히면서 고성 속에 밀고 당기기가 이어졌다. 의안과 사무실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고, 이 과정에서 의안을 신청받는 팩시밀리 기기가 파손됐다. 한국당 의원들은 서로의 팔을 엮어 ‘인간 띠’를 만들어 민주당 의원들의 의안과 접근을 막으면서 “꼭 날치기해야 합니까. 민주당은 할복하라”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이것밖에 안 되느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에 사개특위 민주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은 “무슨 날치기입니까. 정상적인 절차입니다”라고 반박했다. 공수처법안은 민주당 의원들이 의안과를 찾기 전에 팩스로 이미 제출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올랐다.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은 팩스 기기가 파손돼 접수되지 않았다.

■편법·불법 판친 사보임

바른미래당 사법개혁특위 위원인 오신환 권은희 의원의 사보임(의원 교체) 과정은 저질 국회의 민낯을 드러냈다. 찬반 양측 모두 편법과 불법을 총동원했다. 바른정당계인 유승민 의원 등은 전날 오후부터 국회 사법개혁특위 위원을 오신환 의원에서 채이배 의원으로 사보임한다는 당 지도부의 방침에 반발해 신청서가 접수되는 국회 의사과를 점거했다. 그러자 김관영 원내대표는 팩스로 사보임 신청서를 제출하는 이례적인 방법을 택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권은희 의원의 사보임도 팩스로 신청했다. 전날 한국당 의원들과의 충돌로 병원에 입원 중이던 문희상 국회의장은 오, 권 의원의 사보임 신청서를 ‘병상 결재’하는 ‘웃픈’(웃기고 슬픈) 상황을 연출했다. 오신환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문 의장은 날치기 결재로 의회주의를 말살한 데 책임져야 한다”며 “즉시 헌법재판소에 (사보임계 허가에 대한)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했다. 불법적으로 강제 사보임한 데 대해 권한쟁의심판도 청구했다”고 반발했다.

■ 총동원령 vs비상대기령

한국당은 문 의장의 사보임 허가 소식이 알려지자 바른미래당 사법개혁특위 위원으로 교체된 채이배 의원의 의원회관 사무실을 점거했다. 한국당 의원 11명은 이날 오전 9시께부터 채 의원의 사무실에 머물면서 채 의원의 국회 사개특위 전체회의 출석을 막았다. 사무실 밖에는 경찰차와 소방차 4대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대기했다. 채 의원은 창문 틈으로 겨우 얼굴만 내보인 채 사무실에서 2ｍ가량 떨어져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에게 “4시간 넘게 감금 상태”라고 호소했고, 112에 신고하기도 했다. 한 한국당 의원은 “우리 모두 감옥에 갈 것”이라고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채 의원은 오후 3시15분이 돼서야 사무실 문을 열고 빠져나왔다.

앞서 한국당은 이날 오전부터 국회 정치개혁특위와 사법개혁특위 회의장 3곳을 점거했다. 당 지도부는 3곳의 회의실마다 의원 30여 명을 보내 육탄 저지에 나섰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보좌진·당직자 총동원령’을 내렸다. 장인상을 당한 황교안 대표는 “조문을 오지 말고 대여투쟁에 집중하라”는 메시지를 이헌승 대표 비서실장을 통해 공지했다.

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지금까지 이런 국회는 없었다. 한국당의 끝장 드라마의 끝은 도대체 어디인가”라고 비난했다. 동시에 정개특위와 사개특위 소속 의원 ‘국회 비상 대기령’을 내려 패스트트랙을 처리하기 위한 태세를 갖췄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