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새벽(한국시간)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으로 답보 상태에 빠졌던 2차 북미 정상회담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탄력을 받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회의를 마치고 귀환하는 길에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기자들에게 “김 위원장과의 2차 정상회담이 내년 1월이나 2월에 열릴 것 같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2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 회담 장소로 세 곳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도 구체적인 언급을 삼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 정상회담과 별도로 “일정 시점에(at some point) 김 위원장을 미국에 초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으로 북미 정상회담이 분명하게 가시권에 들어왔다”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에어포스원 기자회견 내용을 소중하게 받아들인다”며 “2차 북미 회담의 구체적인 의제와 일정이 조속히 확정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G20 기간 30분간 진행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달성 전까지 대북제재 유지 ▷내년 초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의지 재확인 ▷김 위원장 서울 답방이 한반도 평화 정착에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완전한 비핵화라는 전제를 확인하면서도 남·북·미 정상의 연쇄 회담이라는 톱다운 방식으로 대화의 동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한미 정상이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2차 북미 회담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공은 김 위원장에게 돌아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답방이) 시기적으로 조금 늦어질 수는 있어도 지금까지 (김 위원장이) 자기가 말한 것을 안 지킨 것은 없는 것 같다”며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북미 회담 개최 시기를 폭넓게 설정해 북미 간 대화 재개에 시간적인 여유를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