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항 가능인원 5명 못 채워 발생
- 초과근무 과징금 6억 피하려고
- 초과대기 과태료 500만원 택해

승객들이 7시간 동안 비행기에 갇힌 ‘에어부산 사태’(국제신문 지난 26일 자 6면 보도)는 초과 근무한 객실 승무원 1명을 대체할 인력이 없었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2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재호(부산 남구을) 의원을 통해 입수한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7시간 동안 승객 188명이 갇힌 에어부산 BX722편 항공기의 지연 원인은 ‘기상 악화’가 아닌 ‘대체 승무원 미확보’였다. 예기치 못한 회항으로 초과 근무하게 된 객실 승무원을 대체할 인력을 찾지 못해 7시간 승객 대기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승무원이 초과 근무하면 항공사에 과징금이 부과된다.

BX722편은 지난 25일 캄보디아에서 출발해 김해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기상 악화로 인천공항으로 회항해 오전 8시11분에 착륙했다. 저시정 경보는 두 시간 뒤인 오전 11시 해제됐지만 승객들은 오후 3시40분까지 기내에 꼼짝없이 붙잡혀 있었다. 당시 BX722편의 객실 승무원은 총 6명이었다. 그런데 인천공항으로 회항하면서 이미 이전 편 비행업무를 수행한 승무원 2명이 초과 근무하게 됐다. 문제는 김해공항을 모기지로 둔 에어부산이 인천공항에는 이를 대체할 인력이 없었다는 점이다. 항공안전법상 최소 객실승무원 5명이 있어야 운항이 가능하다. 결국, 초과 근무 승무원 2명이 빠지면서 단 한 명의 객실 승무원이 부족해 이륙할 수 없게 됐다.

에어부산의 무리한 체류는 승객보호기준을 위반할 때 부과되는 과태료(500만 원)가 승무원 초과 근무 시 부과되는 과징금(6억 원)에 비해 미미하기 때문이다. 박재호 의원은 “승무원의 피로관리 규정을 위반하면 과징금 6억 원을 물어야 하지만, 항공이용자 보호기준을 어기면 120분의 1 수준인 500만 원의 과태료만 내면 되므로 항공사로서는 승객 대기시간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 같다”며 처벌 기준 강화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이날 인천·김포·대구공항으로 회항한 에어부산 항공기 10편 중 4시간 이상 승객을 태운 채 지상에서 대기할 수 없다는 국토부 고시를 위반한 비행기는 6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에어부산은 지난 7월 승무원 휴식시간 규정을 어겨 과징금 6억 원을 받은 바 있다. 국토부는 에어부산을 대상으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에어부산도 재발 방지 대책과 보상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김해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