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간 대북공조 방안 조율을 위해 방한 중인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 특별대표가 29일 임종석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을 면담하고 비핵화 진전 전략, 남북 협력사업에 관한 한국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임 실장은 비건 대표에게 북미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면담에는 해리 해리스 주한 미 대사,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이 동석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29일 오후 청와대에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만나 환담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앞서 비건 대표는 외교부 청사에서 우리 측 북핵협상 수석대표인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비핵화 진전 전략과 남북 협력사업을 협의했다. 이 본부장은 지난 21~23일 방미를 계기로 22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비건 대표와 만찬 협의를 한 바 있다. 비건 대표가 일주일 만에 이 본부장과 다시 만나 서울에서 협의를 진행하고, 임 실장과 면담을 가진 배경에 대해 외교가에서는 북핵 협상 외에도 남북 협력사업과 관련한 대북제재 예외 적용 문제를 조율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남북은 연내 남북철도연결 공동조사 및 착공식, 북한 양묘장 현대화 같은 협력사업을 추진할 계획으로, 이들 사업의 대북제재 예외적용 문제가 집중 논의됐을 것으로 관측된다.외교가에서는 미국이 철도 연결을 위한 공동조사 수준의 남북협력에 반대하지는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비건 대표가 사업의 속도조절을 당부했을 가능성도 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