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9주기(23일)에 며칠 앞서 별세한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경남 김해 봉하마을 사이에 얽힌 특별한 사연이 소개돼 화제다.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도지사 예비후보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봉하마을 약밤 나무에 얽힌 사연’이란 글을 통해 북한의 약밤 나무가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의 추모공원에 심긴 과정을 소개하면서 “마음이 깊고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속 깊은 분이셨다”고 구 회장을 추모했다.

김 후보는 ‘2007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을 모시고 평양에서 진행된 남북 정상회담에 갔을 때 대기업 회장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노 대통령이 북측이 제공한 ‘약밤’을 드시며 참 맛있다고 권했다. 그런 이후 잊고 있었는데 구 회장은 북측에 약밤 나무를 얻기 위해 백방으로 애를 썼고, 어렵게 구해 농장에서 묘목으로 키운 후 대통령이 돌아가시고 나서도 묘목을 키워 봉하마을로 보내주셨다’고 썼다.

그러면서 ‘사저 근처에 그 사연 많은 나무를 심었고, 몇 해 전 대통령 묘역 주변에 조성된 추모공원으로 3그루를 옮겨 심었다고 한다. 당시는 봉하와 가깝다는 이유만으로도 핍박받던 시절이라 회장님의 특별한 배려를 제대로 알리지도 못했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존경받는 재계의 거목이셨고, 너무 고맙고 특별한 어른으로 기억되는 분이다. 이제 가신다 하니 그 인연이라도 이렇게 기록해두고 싶었다. 부디 편히 잠드소서’라고 밝혔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