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의 ‘권력기관 개혁 방안’ 발표로 검찰 권한 축소가 현실화하자 검찰은 “예상했던 일”이라면서도 한편으로 긴장감과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특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나 경찰과의 수사권 조정 문제 등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제도화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청와대는 14일 검경 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 수사 이관, 직접수사 축소, 법무부 탈검찰화 등 검찰 권한을 분산시키는 것을 골자로 하는 검찰 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검찰은 지난해 검찰 개혁 논의를 통해 예고됐던 방향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오히려 ‘수사의 꽃’인 특별수사 기능이 유지된 점을 다행스럽게 여기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앞서 경찰 등 일각에서는 검찰 수사권이 정치적으로 악용됐다며 직접수사 기능을 전면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이제부터가 더 중요하다는 신중한 반응도 보였다. 청와대가 비대해진 검찰 권력의 분산과 수사기관 간 견제에 대한 의지를 강력하게 표명한 만큼 아직 마음을 놓을 수 없다는 것이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이번 개혁안 발표는 큰 틀에서 예상됐던 수준이지만, 청와대가 직접 나서서 검찰 개혁을 강하게 밀고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읽힌다. 앞으로 공수처나 수사권 조정 문제 등이 세부적으로 어떻게 제도화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검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엿보였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청와대 발표에 “올 게 왔다. 방식과 시점의 문제지 언젠가는 겪어야 할 일”이라면서도 “검찰을 보는 청와대의 인식이 충격적이다. 너무 지나친 것 같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박호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