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명에 이르는 해양경찰의 항공기 조종사들의 유출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이군현 의원이 해양경찰로부터 제출받아 23일 공개한 ‘항공단 소속 퇴직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특채로 임용된 해양경찰 항공조종사 28명이 이직했다. 1인당 조종사 양성비용은 1억 1800만 원에 이르는 자체 양성 조종사의 경우도 의무복무 제도가 없어 대한항공과 같은 대형항공사를 비롯한, 제주항공, 진에어 등 민간부분으로의 유출에 무방비라는 게 이 의원 설명이다.

해경은 현재 항공기 23대를 운영 중이며 고정익 35명, 회전익(헬리콥터) 73명 등 총 108명의 항공기 조종사가 근무하고 있다. 최근 국내외적으로 항공조종사 수요가 크게 증가함에 따라 해경 항공조종사의 이직도 계속 발생하고 있다.

해경은 안정적인 조종사 수급을 위해 2011년부터 교육기간 17개월, 1인당 1억 1800만원의 비용을 들여 항공조종사를 양성해왔다. 아직까지 자체양성 조종사가 이직한 사례는 없으나 해경 조종사의 연간 비행시간이 100시간 내외임을 감안할 때 민항기 지원기준인 비행시간 500~700시간을 채우게 되면 민간부분으로의 이직은 시간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조종사 유출이 심각한 공군은 군인사법에 따라 조종사 의무복무기간을 13~15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반면 해경의 항공조종사는 의무복무 규정이 없고 법적효력 없는 ‘10년 이상 근무 서약서’에 의존한다.

이 의원은 “해경은 관할지역이 매우 넓고 바다라는 특수한 환경에 대한 경험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숙련된 조종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며 “우리 해양주권을 수호하고 해양재난 안전관리의 중추인 해경의 원활한 임무 수행을 위해서라도 해경 조종사의 무분별한 유출을 방지하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달 이 의원에게 제출한 ‘해양경찰 항공조종사 의무복무제도 관련 조사’에서 “해경 임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해경 항공조종사에게도 해군 및 공군의 항공조종사와 같이 의무복무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답신을 보낸 바 있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