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경환 “부당 징계, 승복 못 해”

자유한국당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윤리위원회를 열어 박근혜 전 대통령,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해 징계의 일종인 ‘탈당 권유’ 처분을 내렸다. ‘탈당 권유’란 제명 다음의 징계로, 열흘 이내에 탈당 신고서를 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제명된다. 다만 국회의원은 의원총회를 열어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제명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은 사실상 출당됐고 서·최 의원은 의총 결정을 남겨두고 있다. 한국 정당사에서 전직 대통령이 정당의 징계 절차를 밟아 사실상 제명되는 것은 처음이다. 박 전 대통령은 2002년 정당인 한국미래연합을 창당했다가 한나라당에 복당한 이후 15년 만에 한나라당 후신인 한국당을 떠나게 됐다.

정주택 윤리위원장은 이날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보수 진영의 결집을 위해 이런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위원들의 의사가 취합됐다”며 “징계 사유는 이들이 당에 해를 끼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불거진 박 전 대통령의 탄핵 결정 등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물은 것이다. 9명 윤리위원이 이날 1시간30분가량 진행된 회의에서 3명 각각에 대해 무기명 투표를 했고 다수결로 각각의 징계안이 확정됐다. 

이로써 한국당은 지난 3월 10일 헌법재판소의 박 전 대통령 탄핵 결정 이후 7개월여 만에 박 전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관계를 끊게 됐다. 한국당은 박 전 대통령이 탈당 신고서를 내지 않으면 열흘 이후인 30일 최고위에서 박 전 대통령 제명안을 의결할 방침이다. 이후 한국당은 바른정당과의 통합 작업에 매진할 방침이다. 

하지만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최 의원은 이날 당 윤리위원회의 ‘탈당 권유’ 결정에 “승복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최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부당한 징계 결정에 대해 절대 승복할 수 없고, 더더욱 당을 떠날 수 없다”며 “정치적 신의를 짓밟고 개인의 권력욕에 사로잡혀 당을 사당화해가는 홍준표 대표의 즉각 사퇴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또 윤리위가 박 전 대통령의 탈당 권유를 결정한 데 대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강제 출당 요구는 유죄를 인정하라는 정치적 패륜 행위이고 배신행위”라고 밝혔다.  

정옥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