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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재난타워 안보실서 안행부로…김관진, 빨간펜 수정”

박근혜靑 세월호문건 조작 의혹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 | 2017.10.12 20:43
- 위기관리지침 절차없이 수정
- 파일 검색하다 조작 추가로 찾아
- 임종석 “참담한 국정농단 사례”

- 시기상 정치적 이용 비판 불가피
- 한국당 “발견 경위가 더 궁금”

세월호 사고 보고 시점 조작 정황이 드러난 문건은 당시 박근혜 정부가 세월호 참사의 부실 대응을 은폐하기에 급급했던 상황을 바로 보여준다.
임종석 비서실장이 12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박근혜 정부가 세월호 사고 당시 상황보고 일지를 사후에 조작한 정황이 담긴 파일을 청와대에서 발견했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가 12일 공개한 문건을 살펴보면, 세월호 참사 당일 처음 작성된 2014년 4월 16일 문건과 6개월이 지난 10월 23일의 문건에서 보고 시점과 횟수가 다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최초 보고인 ‘1보’ 시점이 당일 오전 9시30분에서 오전 10시로 바뀐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청와대는 봤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당시 촌각을 다투던 상황을 고려하면 정말 생각이 많은 대목이다. 가장 참담한 국정 농단의 표본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최초 작성 문건에는 2보 보고 시점이 오전 10시40분, 3보는 오전 11시10분, 4보는 오후 2시에 이뤄진 것으로 기록돼 있지만 6개월 뒤 바뀐 문건에는 3보 보고 시점이 10분 정도 뒤로 밀리고 4보 보고 시점은 아예 삭제됐다.

청와대는 법적 절차를 거쳐야 하는 국가위기관리지침을 필사로 불법 수정한 내용도 확인했다. 대통령 훈령인 국가위기관리지침을 바꾸려면 법제처장에게 심사를 요청하고, 법제처장이 심의필증을 첨부해 대통령 재가를 받은 뒤 훈령 안에 관련 번호를 부여하는 등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원본에 빨간 볼펜으로 줄을 긋고 나서 필사로 지침을 수정했으며, 박근혜 정부 청와대는 이를 2014년 7월 31일 전 정부 부처에 통보했다.

청와대가 이번에 세월호 사고 보고 시점 조작과 국가위기관리지침 불법 조작 사실을 파악하게 된 것은 새 정부 들어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을 개정하는 과정에서였다. 위기관리센터 직원이 관련 업무를 수행하던 중 캐비닛에 있던 지침의 불법 조작 문건을 먼저 발견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세월호’ ‘진도’ ‘해난사고’ 등의 검색어로 찾아본 결과 지난 11일 국가안보실 공유폴더에 전산 파일로 남아 있던 세월호 사고 당시 보고일지를 추가로 찾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청와대가 이전 정부와 관련된 문건을 발표할 때마다 정치적으로 세월호를 이용한다는 지적을 이번에도 피할 수 없게 됐다. 청와대가 이번 사안과 관련해 수사 의뢰를 결정함에 따라 당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관련자들의 검찰 수사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은 청와대 브리핑 직후 “문서의 진위, 또 어떻게 발견됐는지의 경위를 더 궁금해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27일과 이달 11일 발견된 두 문건에 대해 브리핑한 것인데, 추석 연휴를 고려하면 일부러 시간을 늦춰 발표한 것은 아니다. 어느 시점에 발표하더라도 정치적 의혹은 제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관련 보고를 받은 뒤 “국민께 알리고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 의혹이 해소되도록 공개하는 게 좋겠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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