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 대표 의중따라 공천 좌우
- 인적 청산 맞물려 후폭풍 예고

자유한국당이 상향식 공천을 근간으로 한 공천제도를 하향식인 전략공천 등을 대폭 확대하는 식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공천 방안은 추석 연휴 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혁신위원회(위원장 류석춘)는 지난해 4·13총선에서 상향식 공천이 악용돼 지역의 기득권자들이 공천을 좌지우지했다고 보고 이를 개혁하는 내용을 담은 혁신 방안을 준비하고 있으며 마지막 세부 사항을 조율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혁신위 관계자는 “이미 인적 청산에 관한 내용을 발표했고, 그다음 단계로 새로운 인재를 영입해 이른바 공천 혁명을 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기득권 유지가 아닌 방안, 국민의 공감대를 얻을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혁신위는 여성·청년 50% 할당 등 인재 영입 부분, 상향식 공천, 우선추천 공천 등 공천 방식과 광역·기초의원에 대한 공천 방안 등에 대해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홍준표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부터 50대 이하, 여성층의 공천 비율을 대폭 늘리겠다고 밝혔고, 류석춘 혁신위원장도 상향식 공천 때문에 지난해 총선에서 패배해 그 여파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이어졌다는 취지로 발언한 바 있다.

또 혁신위는 새로운 인재 영입과 출마자 재교육을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과 그 핵심 측근(서청원 전 최고위원, 최경환 의원)에 대한 청산에 이은 새로운 인재 영입, 이들 인재에 대한 공천 방안으로 이어지는 ‘혁신 로드맵’이 가동되고 있는 셈이다.새로운 인재들이 영입돼도 기득권층 탓에 당내 경선을 통과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전략공천이 당 혁신안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전략공천은 당원이나 국민의 의사와 달리 당 대표의 의중에 따라 좌지우지되므로 사당화 논란과 공천 비리의 불씨를 안고 있다는 비판도 많다.

한국당 부산시당의 관계자는 “전략공천이나 하향식 공천 방안이 남용되면, 당원이나 시민이 아니라 당 대표의 뜻대로 공천이 이뤄지고 공천 희망자들은 대표나 대표 측근들에게 몰리게 되는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당 당헌에 따르면 중앙당 공천관리위는 광역단체장 등에 대해서는 당헌을 바꾸지 않고도 우선추천지역 제도를 활용해 사실상의 전략공천을 할 수 있게 돼 있다. 혁신위의 전략공천 확대 방안이 발표되면 인적 청산과 맞물려 한국당 내에서 또 한차례 후폭풍도 예상된다.

한편 한국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이만희 의원을 인권위원장에, 배병인 울산시당 청년위원장을 중앙청년위원장에, 이윤정 경기도 광명시의원을 중앙대학생위원장에 각각 임명했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