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 PK 단체장 경선 나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당헌·당규를 고치거나 해석을 완화하는 방식으로 당 조직 장악에 나섰다. 내년 지방선거 공천에 영향을 미치는 광역시·도당 위원장의 자격 기준, 당내 경선에서 큰 변수가 되는 책임당원 규정 등을 바꾸는 방식이다. 내년 지방선거 출마 후보 공천을 겨냥해 측근들을 시·도당 위원장은 물론 당협위원장 또는 지방자치단체장 후보에 포진시키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한국당은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당헌·당규상에 시·도당 위원장은 다른 당직을 겸직할 수 없게 돼 있고 예외적으로 열세 지역에 대해 겸직을 허용하는데, 영남권을 제외하고 전국의 열세 지역을 파악해 이들 지역에 대해서는 겸직 금지를 해제하는 것으로 의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결정은 홍 대표가 당직을 맡은 측근을 시·도당 위원장에 앉혀 내년 지방선거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많다. 수도권에서는 홍 대표와 가까운 A, B 의원이 시·도당 위원장 경선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도당 위원장은 내년 지방선거 때 시·도당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을 통해 비례대표 지방의원 공천 등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홍 대표는 당내 경선 선거인단에서 15~37%를 차지하는 책임당원 자격 기준도 대폭 완화(본지 지난 27일 자 5면 보도)한 바 있다. 특히 책임당원에 대해 6개월간 당비를 납부해야 했던 것을 ‘3개월’로 줄여 신진 정치인들이 책임당원을 모집해 경선에 뛰어들 수 있도록 해줬다. 상당수 홍 대표의 측근은 부산 경남지역 자치단체장 당내 경선에 뛰어든 상황이다.

앞서 홍 대표는 한국당 부설 여의도연구원장에 자신의 최측근인 동서대 김대식 교수를 친박(친박근혜)계의 반발을 무릅쓰고 임명한 바 있다. 여의도연구원은 당내 경선 때 30%가량 반영되는 여론조사를 시행하므로 공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홍 대표가 책임당원 완화, 여론조사기관 장악, 시·도당 위원장 겸임 기준 완화를 통해 당내 세력 규합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홍 대표는 또 지명직 최고위원에 측근인 이종혁 전 의원을 임명해 당 지도부 장악력을 높였다. 현재 한국당 최고위원회는 정우택 원내대표, 김태흠 이재만 최고위원을 제외하면 홍 대표 측 최고위원이 4명으로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정옥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