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초대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 '외교 책사'인 정의용 전 주 제네바 대사를 임명한 것은 외교를 중심으로 안보정책을 이끌어나가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 신임 실장은 외교가에서 '올라운드 플레이어' '팔방미인'이라고 불린다. 다자외교와 통상, 경제 쪽에서 잔뼈가 굵은 데다 한미 관계와 북핵 문제 등에 있어서는 외교 감각이 탁월하고 외교부 대변인까지 지내면서 대언론 감각도 인정받기 때문이다.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왼쪽),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1971년 외무고시 5기로 공직에 발을 디딘 그는 외무부 통상정책과장과 통상국장, 통상교섭조정관 등을 역임했다. 그는 1982년에는 미국 하버드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했다. 2001~2004년 주 제네바 대표부 대사를 맡았으며, 2002년에는 세계무역기구(WTO) 지적재산권(TRIPS) 협상그룹 의장과 국제노동기구(ILO) 이사회 의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대선 캠프에서는 전직 외교관 그룹인 '국민아그레망'을 이끌었으며 대선 승리 이후에는 청와대 외교안보 태스크포스(TF)를 맡아 주요국과의 외교 관계를 정리하는 데 기여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이날 "경제민주화와 소득주도 성장, 국민 성장을 함께 추진할 최고의 적임자"라며 장하성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 임명을 발표했다. 장 실장은 얼마 전 공정거래위원장으로 내정된 김상조 한성대 교수와 더불어 재벌개혁에 앞장서 온 학자다.

장 실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두드려 패는 식'의 재벌 개혁을 반대한다는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며 "재벌 개혁을 한다는 것은 새로운 강자, 새로운 성공 기업, 새 중소기업의 성공 신화 이런 것이 만들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기존 재벌에 인위적·강제적 조치를 하더라도 그 빈자리를 메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성장이 없다면 오히려 문제가 된다"고 밝혔다. #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

▷71세, 서울 ▷학력 : 서울대 외교학과, 미국 하버드대 행정대학원 ▷경력 : 외무부 통상국장, 주미공사, 주이스라엘 대사, 외교통상부 통상교섭조정관, 주제네바대표부 대사, 국제노동기구 이사회 의장, 열린우리당 국제협력위원장, 제17대 국회의원, 문재인 후보 외교자문단 '국민아그레망' 단장

#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64세, 광주 ▷학력 : 고려대 법대, 미국 뉴욕주립대 얼바니대학원 경제학 석사, 펜실베이니아대 경영학 박사 ▷경력 : 고려대 경영대학 경영학과 교수, 금융개혁위원회 자문위원,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장, 한국거래소 자문위원, 한국금융학회 회장, 고려대 경영대 교수 겸 고려대 기업지배구조연구소장

김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