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安, 작년 11월 이후 일정 안잡아
- 당내 입지·시당 약화 등 원인

"안철수는 도대체 어디에 있나."

최근 대선 주자들의 잇따른 '부산행(行)' 속에 정작 부산 출신인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지역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지역 정가에서 나오는 소리다. 지난 14일 박원순 서울시장을 시작으로 17일에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부산을 찾았다. 지난 19일 열린 바른정당 부산시당 창당대회를 계기로 바른정당 내 대선 주자인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가 나란히 부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고, 창당대회 직후 김무성 의원을 중심으로 5명의 지역 의원이 기자들과 간담회를 여는 등 바른정당의 세 확산에 주력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역시 지난 20일 부산을 찾아 지역 상공계 인사 등으로부터 경제정책 및 일자리를 주제로 의견을 들었고, 안희정 충남지사도 대선 출마 선언을 하루 앞둔 21일 부산에서 조찬 간담회를 성황리에 마치는 등 만만찮은 세를 과시했다.

이러한 가운데 안철수 전 대표의 모습은 최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1월 30일 동아대 강연을 마지막으로 두 달 가까이 안 전 대표의 부산 공식 일정은 없다.22일 국민의당 부산시당에 따르면 안 전 대표는 이번 설을 전후해 부산을 방문할 일정을 아직 잡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안 전 대표는 이날부터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광주와 전남을 찾는 등 호남의 지지세 다지기에 주력했다. 지난 15일 전당대회에서 박지원 대표가 선출되면서 국민의당은 호남지역 민심 다잡기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안 전 대표도 설을 앞두고 호남에 머무르며 지지율 끌어올리기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지난해 4·13총선 당시 부산에서 20%에 달했던 국민의당 지지율이 3%대로 급락한 상황에서 국민의당 대선 주자가 부산을 외면하는 데 대해 여러 얘기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원내대표 선거와 부산시당위원장, 당 대표 선거에서 줄줄이 안철수계가 호남계에 밀리면서 당내 입지가 좁아졌고, 부산에서 독자적인 대선 행보에 나서는 데 부담이 많은 게 아니냐는 분석이 있다.

부산시당 역시 안 전 대표의 지역 방문을 끌어낼 정도로 조직을 체계적으로 정비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