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 대통령 '출석 카드' 만지작

2주 연속 숨 가쁘게 달려온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결론이 이르면 다음 달 말, 늦어도 3월 초 나올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23일 열리는 8차 변론기일에서 국회와 대통령 측이 추가로 신청하는 증인신문 일정을 확정한다.

국회 소추위원단 측은 증인 10여 명에 대한 신청을 철회하고 검찰조서를 증거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박 대통령 측은 추가로 증인을 신청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최순실 안종범 정호성 씨 등 핵심 증인이 이미 출석한 점을 고려하면 헌재가 추가로 채택하는 증인은 얼마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헌재가 지금과 같은 속도로 심리를 이어간다면 2월 중순에 마지막 변론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재판관 회의와 평결, 결정문 작성 등에 걸리는 2주의 시간을 고려하면 헌재 선고는 2월 말, 3월 초가 유력해 보인다. 오는 31일 퇴임하는 박한철 헌재소장은 결정에서 빠질 가능성이 있지만, 다음 선임자인 이정미 재판관이 퇴임하는 3월 13일 전에는 결론이 날 가능성이 크다.

특히 2월 말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 기간이 끝나기 전에 헌재가 탄핵소추안을 인용한다면 박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상실하고 헌법상 대통령의 형사불소추특권을 적용받을 수 없게 된다. 파면과 동시에 특검에 피의자로 소환되고 형사재판의 피고인이 되는 것이다. 

박 대통령 측은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특검 활동 종료 이후로 탄핵심판 결정 시기를 늦추려고 시도하고 있다. 박 대통령 측이 헌재 출석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헌재가 탄핵안을 인용하면 4월 말, 5월 초 '벚꽃 대선'이 현실화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헌재의 통상적인 선고기일이 목요일인 점을 들어 '3월 9일 결정, 4월 26일 조기 대선' 가능성을 점친다. 탄핵안 인용 시 60일 이내에 대선이 치러지는데, 5월 초에는 연휴가 많기 때문이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