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국정 농단 사태를 초래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9일 표결 처리한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8일 국회 앞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 촉구' 촛불 집회에서 참여자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박 대통령의 탄핵안 표결은 광장 민주주의에서 표출된 '촛불 민심'을 대의기관인 국회가 헌법에 따라 수용하는 절차이다. 정치권은 8일 국회가 민심을 거역할 경우 거대한 역풍을 맞을 수밖에 없다는 엄중한 인식 속에 탄핵 표결에 대비했다. 야당과 새누리당 비주류는 박 대통령이 '비선 실세' 최순실 씨 등을 포함한 국정 농단의 '공범'으로 지목된 상황에서 지난 10월 29일 1차 촛불집회를 시작으로 지난 3일 6차 집회까지 민심의 실망과 분노가 갈수록 확산되면서 이번 사태를 대의민주주의의 위기로 받아들이고 있다.

여야가 국회 본회의에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보고해 표결을 위한 사전 절차를 마친 이날 저녁 박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시민들은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둘러싸고 촛불집회를 열었다.

'박근혜정권퇴진 부산운동본부'는 이날 부산 서면에서 집회를 연 뒤 새누리당 부산시당사 앞으로 옮겨 철야 농성에 돌입했다. 부산운동본부는 탄핵 여부가 결정되는 9일을 비롯해 10일 오후에도 서면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했다. 경남운동본부도 창원시 새누리당 경남도당 앞에서 노숙 농성을 벌였다.

탄핵안 표결을 하루 앞둔 이날 야권과 새누리당 비주류 측은 탄핵안 통과를 위한 표 결집에 나선 반면 친박(친박근혜)계 주류 측은 탄핵안 저지에 나서면서 국회는 '폭풍전야'의 긴장감에 휩싸였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탄핵안 부결 시 의원직 전원 사퇴를 결의하고 국회에서 밤샘농성에 들어갔다.탄핵안은 국회법 130조 규정에 따라 9일 오후 2시45분부터 표결할 수 있다. 탄핵안은 국회의원 정수 300명의 3분의 2인 200명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가결된다. 탄핵안이 가결되면 국회로부터 '탄핵소추 의결서'를 전달받는 시점부터 박 대통령은 최장 6개월 내 이뤄져야 하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안 심리가 완료될 때까지 직무가 정지된다. 그동안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아 국정을 이끌게 된다.

박 대통령은 "담담하게 표결 상황을 지켜보자"고 참모들에게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탄핵안이 가결되든 부결되든 여야 간, 여야 내부의 권력투쟁이 촉발되면서 차기 대선경쟁이 본격화되는 등 정국이 격랑 속으로 빠져들 것으로 전망된다.

손균근 정철욱 기자 kksho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