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오는 9일 당선인 총회를 열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비롯한 당내 현안을 논의하기로 해 계파 간 날 선 공방이 예상된다. 비대위의 기능과 역할이 차기 전당대회까지 당 지도부를 대신하는 단순한 '관리형'이냐, 전당대회까지 당 쇄신안을 만들고 추진하는 '실권형'이냐에 따라 계파의 이해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현재 비박(비박근혜)계는 실무관리형을, 친박(친박근혜)계는 실권형 비대위를 각각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친박계는 실무관리형 비대위를 거쳐 당을 안정시킨 뒤 차기 전대에서 당권을 장악하려는 반면, 비박계는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비대위가 당의 혁신을 주도해야 차기 당권경쟁에서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5일 당선자들에게 9일 총회를 개최한다고 통보했다. 정 원내대표는 비대위 구성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이 비대위를 구성할 땐 선거를 앞두고 있어서 공천권한을 맡는 등 '임팩트'가 있었다"며 "(지금 새누리당은) 그런 상황이 아니라, 시간을 갖고 진지하게 논의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박계의 지원을 받은 정 원내대표가 더민주 '김종인 체제'와 같은 실권형 비대위에 대해 일단 선을 긋고 나온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김성태 의원이 5일 당 위기를 수습할 비상대책위원장 후보로 손학규 전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을 거론한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반발하면서 신경전이 벌어졌다.

김 의원은 이날 한 방송에서 "개인적으로는 외부인사를 영입해 비대위를 맡기는 게 맞다고 본다"며 "짧은 소견이지만 박찬종, 손학규 전 의원 이런 분들도 모실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함께 출연한 안 의원은 "어젯밤 술이 좀 과하신 것 같다"며 "손 전 의원은 저희 당의 최고 어른인데 아무리 그래도 찬밥, 더운밥 가려서 생각하셔야 한다"고 반박했다.  손균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