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유럽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연설 중인 우리 정부 조태열(왼쪽) 외교부 2차관과 북한 리수용 외무상. 연합뉴스

남북한이 3일(현지시간) 유엔 무대에서 북한 인권문제를 놓고 격돌했다.

북한 리수용 외무상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UN) 인권이사회 기조연설에서 "(북한인권)조사보고서의 기초가 됐던 핵심 증언이 거짓으로 판명돼 유엔 인권이사회와 유엔 총회의 반공화국 인권결의들의 허위성이 여지없이 입증됐다"면서 "어느 나라 법정에서도 거짓 증언에 기초했던 판결은 무효화하는 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보고서에 또 다른 탈북자들의 증언이 있다고 하지만 법정에서 익명의 증언은 증거로서의 가치를 가지지 못하므로 반공화국 결의들은 지체없이 무효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 외무상은 또 지난해 12월 미국 상원이 발표한 중앙정보국(CIA)의 고문실태 보고서를 언급하며 "끔찍한 고문행위들이 폭로돼 세상을 크게 들었다 놓았지만 유엔에는 이 문제가 상정되지 않았다"고 유엔의 '이중기준' 관행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 대표 조태열 외교부2차관은 기조연설에서 "진실을 덮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에 같은 외교관으로서 깊은 연민의 정과 함께 애처로움을 느낀다"며 "이는 마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며 어둠은 결코 빛을 이길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고통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주민들의 인간다운 삶 보장을 위해 진정성 있는 조치를 지체없이 취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한편 리 외무상은 앞서 제네바 군축회의에도 참석, "이제는 우리도 미국을 억제할 수 있고, 필요하다면 선제타격도 가할 수 있는 힘이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