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은 옛 소련 체르노빌원전사고가 일어난 지 33년이 되는 날이었다. AP통신에 우크라이나 슬라브티치의 체르노빌 소방관 추모비 앞에서 체르노빌원전사고 33주기를 맞아 열린 희생자 추모행사에서 한 남성이 촛불을 밝히는 사진이 떠있다. 슬라브티치는 체르노빌원전에서 불과 1.5㎞ 떨어진 공장 노동자들의 마을 프리아트의 주민 모두가 소개한 후 생겨난 도시다. 체르노빌원전사고는 1986년 4월 26일 원전4호기가 폭발해 당시 미숙하고 뒤늦은 대처로 36시간이 지나서야 인근 프리아트 주민 5만여 명이 대피했고 1년 만에 사고의 직간접 영향으로 2만5000여 명이 사망한 사상 최악의 원전사고로 기록됐다(뉴시스, 2019.4.26).
우리나라에선 이날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 에너지정의행동 등 19개 단체로 구성된 탈핵시민행동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체르노빌사고가 있고 벌써 한 세대가 지났지만 지금도 지역 주민들은 각종 암과 건강 문제로 고통받고 있다”며 “2011년 일본후쿠시마원전사고 역시 8년이 지난 지금도 제대로 수습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우리나라 역시 핵산업계의 각종 비리가 하나씩 밝혀지고 핵발전소가 밀집된 동해안에서는 연일 지진이 일어나지만 핵발전소 건설은 계속되고 있다”며 “핵발전을 이용한 핵에너지 이용을 계속한다면 인류는 또다른 사고를 겪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연합뉴스, 2019.4.26).
체르노빌원전사고 33주년. 아직도 체르노빌사고는 현재진행형이다. 원전 가동 이후 IAEA 사고등급 7에 해당하는 참사가 처음 일어난 것이 체르노빌참사이다. 사고 후 일본은 체르노빌사고는 러시아이기 때문에 일어난 일일뿐이며 일본 원전에서 방사능누출사고가 일어날 확률은 1000만 분의 1이라고 했다. 또한 설령 이러한 사고가 일어나더라도 연료펠릿 고형화, 연료피복관으로 봉쇄, 원자로압력용기, 원자로격납용기, 원자로 철제콘크리트 건조물의 ‘5중벽’이 있어 방사능누출사고는 있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러한 ‘원전 안전신화’는 일본 역시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원전사고 이후 한꺼번에 무너졌다. 유럽은 체르노빌원전사고 이후 탈원전으로 정책을 바꿨다. 체르노빌참사 33주기 체르노빌을 한번 되돌아보자.
체르노빌원전사고는 1986년 4월 26일 옛 소련(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4호기가 폭발한 것을 말한다. 사고 당시 체르노빌 발전소는 총 4기의 원자로를 운용 중이었고, 2기의 원자로를 추가로 건설하고 있었다. 이들 4기의 원자로는 모두 RBMK-1000형 원자로, 즉 흑연감속비등형경수로였다. 사고가 발생한 4호기는 1983년 운전을 시작한 지 불과 4년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체르노빌원전사고는 원전 기술자들이 원자로를 4차례 시험가동하면서 안전절차를 위반해 일어난 인재이다.
시험가동이란 이런 것이다. 원전4호기에는 이전부터 원자로의 가동 중단에 대비해 원자로의 가동 중단 시 냉각펌프와 다른 제어장치들을 가동할 수 있는 3기의 비상용 디젤발전기가 있었다. 그러나 이 발전기들은 충분한 전력을 생산하기까지 약 1분의 시간이 걸렸고, 그 때문에 원자로의 가동 중단 시 즉시 냉각펌프의 작동 여부가 불확실했다. 그래서 발전소에서는 주 전원이 끊어진 상태에서 원자로의 터빈이 관성에 의해 회전할 때, 그 회전 에너지가 원자로의 냉각펌프 등에 얼마나 오랫동안 충분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실험을 계획했던 것이다. 원전 기술자들은 체로노빌4호기의 원자로 비상냉각장치, 비상 원자로 운전중지 장치, 동력규제장치 등을 잠그고 원자로를 7％의 동력으로 계속 움직이게 하면서 거의 모든 제어봉을 노심에서 끊었다. 그런데 노심의 연쇄반응이 통제 불가능 상태가 됐다.
출력이 급격히 증가함으로써 반응에 따라 발생하는 열에너지가 원자로 내부의 냉각수를 거의 모두 기화시켰으며, 증기의 압력이 급격히 높아져 반응로가 그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폭발하게 된 것이다. 몇 차례 폭발로 원자로의 강력한 철강·콘크리트 뚜껑이 날아가고, 흑연 원자로 노심의 화재로 대량의 방사성물질이 대기로 퍼져나갔다. 화재가 진압되기까지는 열흘이 걸렸다.
1986년 8월 국제원자력기구(IAEA) 산하 국제핵안전자문그룹인 INSAG(Internation Nuclear Safety Advisory Group)의 ‘INSAG)-1’ 보고서에서는 사고 원인으로 체르노빌원전의 구조적 결함이 가장 결정적이었다고 전문가들이 밝혔다. 당시 체르노빌원전은 흑연을 감속재로 사용하는 RBMK형 원자로로 이는 물을 감속재로 사용하는 PWR형(고리1호기를 비롯한 우리나라의 대표적 원자로형)에 비해 조작이 복잡하고 안전성이 결여된 구조를 가진 원자로였다. 사고 이전에, 체르노빌원전에서는 기술적인 문제로 인한 원자로의 긴급정지가 1980년부터 사고 당시까지 총 71건이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으나 소련 측에서는 이러한 결함과 사고를 감추고 폭발 직전까지 체르노빌원전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원전의 하나로 홍보하고 있었다.
사고 다음 날인 4월 27일 프리퍄치(프리아트) 주민 3만여 명이 피난하기 시작했고, 5월 6일 소련은 사고경위를 세계 언론에 발표하기 시작했으며 그 해 말 두꺼운 콘크리트 속에 고농축 방사능 원자로 노심을 ‘매장’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체르노빌원전사고는 국제원자력사고 등급의 최고 단계인 7등급이었다. 사고 현장 사망자는 31명이었는데 그중 2명은 폭발과 화재로, 29명은 방사능 노출로 목숨을 잃었고, 200여 명 이상이 심각한 방사능병에 걸렸다. 프리퍄치 인근 마을의 5만 명을 포함한 13만5000명이 피난에 나섰다.2005년에 발표된 세계보건기구(WHO) 등에 의한 국제공동조사 결과, 이 사고로 인한 직접적인 사망자는 9000명으로 평가됐다. 2000년 4월 26일 체르노빌원전사고 14주년 추도식에선 사고처리에 종사한 작업원 85만 명 중 5만5000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알렉세이 야브로코프 박사는 98만 명 정도가 사망했다고 추정하고 있다. 8ｔ 정도의 방사능 물질이 대기 속으로 빠져나갔는데 이는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에 의한 방출양의 약 400배에 이른다고 국제원자력기구가 공표했다.
이 방사능은 바람을 타고 벨라루스·우크라이나 등으로 퍼져나갔고 서쪽으로는 프랑스·이탈리아까지 확산됐다. 그중에서도 벨라루스의 낙진 피해가 심했는데, 낙진으로 인해 벨라루스 전 국토의 22% 가량이 방사능에 오염됐고, 유럽 대륙에서조차 농작물과 낙농제품이 방사능에 오염돼 초기 몇 주 동안은 반감기가 짧은 요오드131이 주로 우유와 잎 작물 등에서 발견됐으며 이후 수개월간 반감기가 긴 세슘137이 작물과 토양의 표층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체르노빌원전 주변 32㎞ 내에 있는 토양과 지하수원이 방사능에 심하게 오염됐으며 최종적으로는 이는 남한 면적의 1.5배에 해당하는 지역이 오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정부는 사고 직후 에너지 부족을 이유로 체르노빌원전 중 남아있는 3개의 원자로를 계속 운전하기도 했다. 그 뒤 1992년 2호기에 화재가 발생해 복구 불능이 됐고, 1호기는 우크라이나정부가 IAEA의 협력을 얻어 1996년에 폐쇄했으며, 2000년에 3호기를 운전정지시켜 체르노빌원전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사고가 난 체르노빌4호기는 석관 작업을 했으나 내용연수가 30년으로 노후화대책에 고심하고 있다. 현재 연간 4000㎘가량의 빗물이 석관 내부로 흘러들어가고 있고 원자로 내부를 통해 방사능이 주변 토양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석관 콘크리트나 철근이 계속 부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기존의 석관 위에 새로운 안전차폐설비(NSC)를 구축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건설비용이 7억6800만 달러(약 9000억 원) 정도 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1997년 G7 정상회의에서 ‘체르노빌쉘터기금’이 설립되기도 했다. 사고발생 33년이 지난 우크라이나의 옛 체르노빌핵발전소 반경 30㎞ 이내 지역엔 여전히 출입이 금지되고 원전 주변의 100개 가까운 마을이 사라졌다.
우크라이나의학아카데미 방사선의학센터의 자료에 의하면 건강한 아동의 비율은 1992년 24.1%에서 2008년에는 5.8%로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2011년판『우크라이나 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제2세대에 아이들의 건강 악화가 뚜렷해지고 만성질환을 가진 제2세대가 1992년 21.1%에서 2008년 78.2%로 증가했고, 내분비질환 11.61배, 근골격계 질환 5.34배, 소화기계 5.00배, 정신 및 행동 이상 3.83배, 소화기계 질환 3.75배, 비뇨기계 질환 3.60배 등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특히 체르노빌원전사고 후 2008년까지 우크라이나에서는 6049명(사고 당시 0~18세)이 갑상선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宗像良保, 2013, pp42-44).
체르노빌원전사고로 3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사고 때문에 이주할 수밖에 없었으며, 약 60만 명이 사고 처리에 종사하게 되었고, 지금도 수백만 명이 방사능오염구역에 살고 있다고 한다.
허시버그(Herschberg, 1998) 등과 마스모토 요시오(松木良夫) 등, JAEA-Review 2008-029(2008)를 바탕으로 일본 내각부가 정리한 체르노빌원전사고의 손해비용 추산액은 16조~256조 원으로 잡고 있다. 윌슨(Wilson, R, 1989)과 마스모토 요시오(松木良夫) 등, JAEA-Review 2008-029(2008)를 바탕으로 미국 대통령위원회가 정리한 체르노빌원전사고 손배비용 추산액은 203억 달러(22조8000억 원)이다.
체르노빌참사 33주년을 보내면서 우리는 어떤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인가? ‘유비무환, 무비유환’.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체르노빌참사와 후쿠시마참사가 말하는 것은 ‘안전에 불감증을 보이는 사회’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더 이상 ‘원전 안전 신화’에 빠져 있어선 안 된다. 김해창 경성대 환경공학과 교수
우리나라에선 이날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 에너지정의행동 등 19개 단체로 구성된 탈핵시민행동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체르노빌사고가 있고 벌써 한 세대가 지났지만 지금도 지역 주민들은 각종 암과 건강 문제로 고통받고 있다”며 “2011년 일본후쿠시마원전사고 역시 8년이 지난 지금도 제대로 수습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우리나라 역시 핵산업계의 각종 비리가 하나씩 밝혀지고 핵발전소가 밀집된 동해안에서는 연일 지진이 일어나지만 핵발전소 건설은 계속되고 있다”며 “핵발전을 이용한 핵에너지 이용을 계속한다면 인류는 또다른 사고를 겪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연합뉴스, 2019.4.26).
체르노빌원전사고 33주년. 아직도 체르노빌사고는 현재진행형이다. 원전 가동 이후 IAEA 사고등급 7에 해당하는 참사가 처음 일어난 것이 체르노빌참사이다. 사고 후 일본은 체르노빌사고는 러시아이기 때문에 일어난 일일뿐이며 일본 원전에서 방사능누출사고가 일어날 확률은 1000만 분의 1이라고 했다. 또한 설령 이러한 사고가 일어나더라도 연료펠릿 고형화, 연료피복관으로 봉쇄, 원자로압력용기, 원자로격납용기, 원자로 철제콘크리트 건조물의 ‘5중벽’이 있어 방사능누출사고는 있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러한 ‘원전 안전신화’는 일본 역시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원전사고 이후 한꺼번에 무너졌다. 유럽은 체르노빌원전사고 이후 탈원전으로 정책을 바꿨다. 체르노빌참사 33주기 체르노빌을 한번 되돌아보자.
체르노빌원전사고는 1986년 4월 26일 옛 소련(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4호기가 폭발한 것을 말한다. 사고 당시 체르노빌 발전소는 총 4기의 원자로를 운용 중이었고, 2기의 원자로를 추가로 건설하고 있었다. 이들 4기의 원자로는 모두 RBMK-1000형 원자로, 즉 흑연감속비등형경수로였다. 사고가 발생한 4호기는 1983년 운전을 시작한 지 불과 4년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체르노빌원전사고는 원전 기술자들이 원자로를 4차례 시험가동하면서 안전절차를 위반해 일어난 인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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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6년 4월 26일 옛 소련 체르노빌원전 4호기 폭발 장면(왼쪽)과 철근 콘크리트 3000ｔ으로 석관작업을 해놓은 체르노빌원전 4호기 모습. 무나카타 요시야스(宗像良保) 제공(『후쿠시마가 본 체르노빌 26년째의 진실(フクシマが見た本チェルノブイリ26年目の??, 2013) 저자 |
출력이 급격히 증가함으로써 반응에 따라 발생하는 열에너지가 원자로 내부의 냉각수를 거의 모두 기화시켰으며, 증기의 압력이 급격히 높아져 반응로가 그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폭발하게 된 것이다. 몇 차례 폭발로 원자로의 강력한 철강·콘크리트 뚜껑이 날아가고, 흑연 원자로 노심의 화재로 대량의 방사성물질이 대기로 퍼져나갔다. 화재가 진압되기까지는 열흘이 걸렸다.
1986년 8월 국제원자력기구(IAEA) 산하 국제핵안전자문그룹인 INSAG(Internation Nuclear Safety Advisory Group)의 ‘INSAG)-1’ 보고서에서는 사고 원인으로 체르노빌원전의 구조적 결함이 가장 결정적이었다고 전문가들이 밝혔다. 당시 체르노빌원전은 흑연을 감속재로 사용하는 RBMK형 원자로로 이는 물을 감속재로 사용하는 PWR형(고리1호기를 비롯한 우리나라의 대표적 원자로형)에 비해 조작이 복잡하고 안전성이 결여된 구조를 가진 원자로였다. 사고 이전에, 체르노빌원전에서는 기술적인 문제로 인한 원자로의 긴급정지가 1980년부터 사고 당시까지 총 71건이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으나 소련 측에서는 이러한 결함과 사고를 감추고 폭발 직전까지 체르노빌원전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원전의 하나로 홍보하고 있었다.
사고 다음 날인 4월 27일 프리퍄치(프리아트) 주민 3만여 명이 피난하기 시작했고, 5월 6일 소련은 사고경위를 세계 언론에 발표하기 시작했으며 그 해 말 두꺼운 콘크리트 속에 고농축 방사능 원자로 노심을 ‘매장’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체르노빌원전사고는 국제원자력사고 등급의 최고 단계인 7등급이었다. 사고 현장 사망자는 31명이었는데 그중 2명은 폭발과 화재로, 29명은 방사능 노출로 목숨을 잃었고, 200여 명 이상이 심각한 방사능병에 걸렸다. 프리퍄치 인근 마을의 5만 명을 포함한 13만5000명이 피난에 나섰다.2005년에 발표된 세계보건기구(WHO) 등에 의한 국제공동조사 결과, 이 사고로 인한 직접적인 사망자는 9000명으로 평가됐다. 2000년 4월 26일 체르노빌원전사고 14주년 추도식에선 사고처리에 종사한 작업원 85만 명 중 5만5000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알렉세이 야브로코프 박사는 98만 명 정도가 사망했다고 추정하고 있다. 8ｔ 정도의 방사능 물질이 대기 속으로 빠져나갔는데 이는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에 의한 방출양의 약 400배에 이른다고 국제원자력기구가 공표했다.
이 방사능은 바람을 타고 벨라루스·우크라이나 등으로 퍼져나갔고 서쪽으로는 프랑스·이탈리아까지 확산됐다. 그중에서도 벨라루스의 낙진 피해가 심했는데, 낙진으로 인해 벨라루스 전 국토의 22% 가량이 방사능에 오염됐고, 유럽 대륙에서조차 농작물과 낙농제품이 방사능에 오염돼 초기 몇 주 동안은 반감기가 짧은 요오드131이 주로 우유와 잎 작물 등에서 발견됐으며 이후 수개월간 반감기가 긴 세슘137이 작물과 토양의 표층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체르노빌원전 주변 32㎞ 내에 있는 토양과 지하수원이 방사능에 심하게 오염됐으며 최종적으로는 이는 남한 면적의 1.5배에 해당하는 지역이 오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정부는 사고 직후 에너지 부족을 이유로 체르노빌원전 중 남아있는 3개의 원자로를 계속 운전하기도 했다. 그 뒤 1992년 2호기에 화재가 발생해 복구 불능이 됐고, 1호기는 우크라이나정부가 IAEA의 협력을 얻어 1996년에 폐쇄했으며, 2000년에 3호기를 운전정지시켜 체르노빌원전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사고가 난 체르노빌4호기는 석관 작업을 했으나 내용연수가 30년으로 노후화대책에 고심하고 있다. 현재 연간 4000㎘가량의 빗물이 석관 내부로 흘러들어가고 있고 원자로 내부를 통해 방사능이 주변 토양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석관 콘크리트나 철근이 계속 부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기존의 석관 위에 새로운 안전차폐설비(NSC)를 구축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건설비용이 7억6800만 달러(약 9000억 원) 정도 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1997년 G7 정상회의에서 ‘체르노빌쉘터기금’이 설립되기도 했다. 사고발생 33년이 지난 우크라이나의 옛 체르노빌핵발전소 반경 30㎞ 이내 지역엔 여전히 출입이 금지되고 원전 주변의 100개 가까운 마을이 사라졌다.
우크라이나의학아카데미 방사선의학센터의 자료에 의하면 건강한 아동의 비율은 1992년 24.1%에서 2008년에는 5.8%로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2011년판『우크라이나 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제2세대에 아이들의 건강 악화가 뚜렷해지고 만성질환을 가진 제2세대가 1992년 21.1%에서 2008년 78.2%로 증가했고, 내분비질환 11.61배, 근골격계 질환 5.34배, 소화기계 5.00배, 정신 및 행동 이상 3.83배, 소화기계 질환 3.75배, 비뇨기계 질환 3.60배 등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특히 체르노빌원전사고 후 2008년까지 우크라이나에서는 6049명(사고 당시 0~18세)이 갑상선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宗像良保, 2013, pp42-44).
체르노빌원전사고로 3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사고 때문에 이주할 수밖에 없었으며, 약 60만 명이 사고 처리에 종사하게 되었고, 지금도 수백만 명이 방사능오염구역에 살고 있다고 한다.
허시버그(Herschberg, 1998) 등과 마스모토 요시오(松木良夫) 등, JAEA-Review 2008-029(2008)를 바탕으로 일본 내각부가 정리한 체르노빌원전사고의 손해비용 추산액은 16조~256조 원으로 잡고 있다. 윌슨(Wilson, R, 1989)과 마스모토 요시오(松木良夫) 등, JAEA-Review 2008-029(2008)를 바탕으로 미국 대통령위원회가 정리한 체르노빌원전사고 손배비용 추산액은 203억 달러(22조8000억 원)이다.
체르노빌참사 33주년을 보내면서 우리는 어떤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인가? ‘유비무환, 무비유환’.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체르노빌참사와 후쿠시마참사가 말하는 것은 ‘안전에 불감증을 보이는 사회’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더 이상 ‘원전 안전 신화’에 빠져 있어선 안 된다. 김해창 경성대 환경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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