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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칼럼] 살핌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2016.01.27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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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며칠간 일본 후쿠오카에 출장을 다녀왔다. 일본 내 실습지도와 연수지도, 그리고 각종 연계사업 진행 때문이었다. 일본말도 잘 못하면서 거의 십년 가까이 다닌 출장이다. 날씨는 변덕스러웠고, 다녀야 할 곳은 많았다. 업무차 다녀오는 것이 못내 아쉽지만 그나마 이국을 둘러보는 것은 나름 흥미롭다. 이방인으로서 그곳 원주민의 삶을 살펴보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공부라고 여긴다. 스쳐지나는 사람의 표정을 살피면서 상상하기도 하고, 간단한 물품을 사면서 건네는 인사에 인상을 느끼기도 하고, 그네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맛보기도 하고, 업무에 임하는 태도를 살펴보기도 하는 것은 무척 재미있는 일이다.

학생들이 방학을 맞을 즈음 건네는 말이 있다. 관광이 아닌 여행을 한 번씩은 다녀오라는 조언이다. 이방인의 자세를 가지고 자신과 대상을 살피는 능력은 사람을 상대하는 전문인인 사회복지사로서 갖추어야 할 중요한 덕목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해서, 자신이 처한 상황에 맞게 국내건 국외이건, 멀든 가깝든 여행을 다닐 것을 권고한다. 살피는 것이 보살피는 행위의 첫걸음이다.

우스운 이야기이지만 사회복지를 전공하는 연구자로서 사회복지가 무엇인지 질문을 받으면 아직 당혹스럽다. 이런 근본적인 질문은 묻는 이의 자세와 상황, 그리고 격에 따라 답을 달리해야 한다. 쉽게 말하자면, 사회복지는 '보살핌'이라고 설명한다. 보살핌은 살림을 위함이다. 살림은 살린다는 뜻도 있고, 살림살이를 뜻하기도 한다. 즉, 삶을 살게 한다는 뜻이다. 살림을 위한 보살핌은 살핌이 없으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제대로 살피지 않으면 보살핌은 보살피는 자의 자기 이익만을 충족하거나 때로는 악한 것이 되기도 한다. 제대로 살피는 것은 내부자인 동시에 이방인으로서의 삶을 살아내야 가능하다. 즉, 배와 물은 함께 하지만 같을 수 없다.

최근 부산이 복지마피아라는 이슈로 술렁대고 있다. 복지마피아란 퇴직한 관료를 사회복지시설의 대표 자리에 앉혀놓고 부실한 법망과 인적 네트워크를 이용해 자신들의 이익을 꾀하기에 여념이 없는 집단을 말한다. 민관유착의 또 다른 모습이다. 민관유착은 오래되었고 종류도 다양하다. 민관유착이 없었다면 1980년대를 떠들썩하게 했던 형제복지원의 만행이 있을 수 없다. 기실 민관유착은 한국사회복지체계의 한 뿌리이기도 하다.
물론 퇴직한 관료가 시설의 대표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는 것만은 아니다. 치밀한 행정능력과 지도력으로 업무를 잘 수행하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나와 너, 그리고 세계에 대한 적절한 살핌 없이 복지대상자들을 보살피는 척하면서 자신들의 이익에만 몰두하는 집단이 벌이는 작태다. 정의를 위한 연대와 유착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촘촘한 인간관계 속에서 사회를 재구성하기 위해 내부자와 이방인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사회복지사에게 기본적인 능력이다. 이런 균형을 유지하지 못하는 모든 연대체계는 암적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 그 집단의 성격은 말에 있지 않고 오직 결과에 있다.

윤성호 동서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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