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36년 암센터 병원을 자랑하는 고신대복음병원 전경. 뒤쪽으로 송도해수욕장이 보인다.

- 대장암의 박선자 교수
- 위암의 박무인 교수
- 간암의 이상욱 병원장 등
- 분야별 권위자 포진

고신대복음병원은 1978년 전국에서는 두 번째, 지방에서는 최초로 암센터를 열어 올해로 36년의 암센터 병원 역사를 자랑한다.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전국 6대 대도시 지역 암 등록사업'의 부산지역 지정병원으로, 부산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보건복지부 지정 의료기관 인증병원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암을 정복하기 위해 연구하고 치료해온 의료진들의 풍부한 임상 경험과 노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고신대복음병원의 의료진은 암 연구와 치료 실적에서 지역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3대 암이라 할 수 있는 위암, 간암, 폐암 치료 실적은 해마다 1등급을 놓치지 않고 있다.

특히 위암, 대장암 수술 수준은 눈부시다. 소화기센터의 박선자, 박무인, 문원 교수는 위암과 대장암 진단에서 최고의 팀워크를 구사한다. 소화기 내시경 분야 권위자인 박선자 교수는 대장암 내시경 치료와 항암 치료에 관해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2001~2002년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 MD 앤더슨암센터에서 대장암 연구의 대가인 해밀턴 박사로부터 대장암 치료법을 배웠다.

박무인 소화기센터 교수는 조기 위암과 전암성 병변의 내시경 진단과 수술, 그리고 위암으로 점차 발전할 수 있는 질환인 위 식도 등 위장관 운동 질환이나 기능성 소화불량증 등의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3㎝ 안팎 크기의 종양까지 내시경 수술로 제거할 수 있는 베테랑 의사로 꼽힌다.

위암 수술 권위자인 외과 이상호 교수는 세계위암학회에서 위를 전부 잘라내는 전위절제술 후에도 미주신경을 보존하는 테크닉을 선보여 찬사를 받았다. 또 미주신경보존술이 저체중을 회복시킨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알아내 발표하기도 했다.

윤기영 교수는 미국 마운티시나이병원 복강경외과와 뉴욕 코넬대 부속병원, 프랑스 파르퇴르대학 복강경센터 연수를 거쳤으며, 복강경 수술, 유문 보존 위 절제술, 암환자 영양치료의 권위자다.

이상욱 병원장이 이끄는 간담췌센터는 간·담췌외과 신동훈, 윤명희 교수팀과의 협진을 통해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평가 간암 수술 경제성 전국 1위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간암은 간담췌센터에서 초음파, 색전술이 보편화돼 있다. 이상욱 병원장은 일본 구루메 의대에서 간 초음파 및 간암 알코올 주입 치료법을 연수한 후 일반적인 간 동맥 화학 색전요법과 함께 섭씨 100도로 가열한 생리 식염수를 알코올 대신 주입하는 새로운 간세포암 치료법을 대중화한 주인공이다.

간담·췌외과 신동훈 교수는 일본 게이오 의대와 미국 하버드의대에서 간 종양 냉동수술법을 집중적으로 연구한 인물로, 부산에서 최초로 간암에 대한 냉동 수술법을 도입했다.

폐암 분야에서는 호흡기내과 정만홍, 장태원 교수팀이 초음파기관지세침흡입술인 E-BMS를 시행하고 초기 폐암에서 기관지경을 이용한 광역동 검사도 시행하고 있다. 흉부외과 조성래 교수는 식도암 수술 분야에서 권위자로 알려졌다.


# 재발·전이 환자 특화치료 '장기려 기념 암센터'- 3000평 신축건물에 곧 개소
- 혈액종양내과 분야 대폭강화
- 암 전이·재발 환자 포기 않는 전인치유 프로젝트 본격 가동

"박사님, 저희들 더욱 잘 하겠습니다." 이상욱 고신대복음병원 병원장이 병원 설립자인 장기려 박사의 사진을 올려다보고 있다.

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은데, 재발·전이암 치료에 관한 분야가 그중 하나다. 재발·전이암은 완치 가능성이 희박해 치료해봐야 결과가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병원 이미지 손상을 우려해 병원마다 재발·전이암 환자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환자 자신도 치료를 포기하고 민간요법에 의존해 시한부 삶을 택하는 사례가 많다.

고신대복음병원은 6월 중 완공되는 3000여 평짜리 신축 건물에 '장기려 기념 암센터'를 오픈한다. 여기에는 재발·전이암 환자만을 위한 통합 치료의 공간이 들어서게 된다. 무엇보다도 '장기려 기념 암센터'에서는 혈액종양내과와 방사선종양학과가 협력해 일반적인 항암 치료는 표적 항암치료를, 기존 방사선 치료는 정밀 방사선 수술을 시행하게 된다. 

고신대복음병원은 최근 '장기려 기념 암센터'를 염두에 두고 혈액종양내과 분야를 강화했다. 김양수 교수를 필두로 최근 4명의 교수를 보강해 재발·전이암 치유 프로젝트에 착수한 것이다. 

김양수 교수는 골수 이식의 메카인 미국 프레드 허치슨 암 연구센터에서 2년간 연수한 뒤 혈액암의 표적 치료에 관심이 많으며 부산에서 가장 많은 치료 사례를 자랑한다. 요즘 김 교수는 조혈모세포이식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김 교수는 "재발·전이암 환자 중 적극적인 치료를 포기한 이가 많았으나 치료 기술의 발달로 희망까지 놓을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장기려 기념 암센터'에서는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수험생, 직장인을 위해 시행 중인 스트레스 클리닉을 응용한 다양한 심리치료를 재발·전이암 환자들이 받을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대증 요법이라 할 수 있는 음악치료, 미술치료 등을 병행해 환자의 삶의 질 향상도 추구할 예정이다. 지방에서 최초로 시도하는 '신개념 암센터'인 셈이다.

20년 이상 이어지고 있는 호스피스 활동도 독립병동을 구성해 더욱 활발하게 펼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장기려 기념 암센터'는 암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가 재발·전이되더라도 끝까지 책임지고 마음까지 치유하는 '전인 치유'의 병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상욱 병원장은 "재발·전이암 환자는 치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장기려 기념 암센터'를 통해 지역 암환자들의 희망이 되는 병원, 다른 병원에도 좋은 선례를 남기는 병원이 되겠다"고 밝혔다.


# 암 치료 장비도 든든

고신대복음병원은 자타 공인 지역 최고 수준의 암 진단 및 치료 시설도 보유하고 있다. 2004년 지역 최초로 도입한 PET-CT는 '진단 5만례 돌파'를 앞두고 있다. 

특히 고신대복음병원은 고선량의 방사선을 쏘아 종양 조직을 제거하는 방식의 방사선 암 치료 기기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2008년 부산 경남 최초로 영상유도 방사선 치료기기인 IGRT(Image Guided Radiation Therapy)를 도입했다. IGRT는 환자를 중심으로 방사선 빔이 360도 회전하면서 조사되기 때문에 여러 개의 종양도 한꺼번에 치료할 수 있고, 정확도도 높다. 

방사선종양학과 정태식 교수는 "암 조직은 열에 약하다. 그래서 암의 특성이나 부위에 따라 방사선 치료가 항암 치료보다 더욱 효과적인 예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방 최초로 도입한 온열암 치료기는 현재 대기자가 너무 많아 평균 석 달은 기다려야 할 정도다. 

트루빔의 도입도 앞두고 있다. 트루빔은 높은 정밀성과 강력한 방사선 출력으로 종양 부위만 정확하고 빠르게 치료한다. 장기의 움직임을 실시간 추적, 방사선 조사 오차 범위를 0.1㎜ 이내로 줄여서 주위 정상 세포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고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기존 선형가속기보다 최대 출력이 2, 3배 높아 전체 치료 기간을 단축해준다. 트루빔까지 가동되면 고신대복음병원 암센터의 위상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