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이렇게 멋지고 넓은 공간에서 다양한 영화를 소개하고 있다니, 너무 놀랍고 기쁩니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한 배우 줄리엣 비노쉬가 25일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칸과 베를린, 베니스에서 여우주연상을 모두 휩쓴 세계적인 배우 줄리엣 비노쉬가 15년 만에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찾았다. 줄리엣 비노쉬는 2010년 제15회 BIFF에 초청작 ‘증명서’의 주연 배우로 부산을 찾았고, 당시 김동호 전 BIFF 집행위원장과 ‘와이드앵글 파티’에서 즉흥 춤을 추는 모습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제30회 BIFF 특별 기획 프로그램 ‘줄리엣 비노쉬, 움직이는 감정’에 참석하기 위해 부산을 방문한 그가 25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 1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찾았다. BIFF 전용관인 영화의전당을 처음 마주한 줄리엣 비노쉬는 공간에 대한 놀라움을 표시한 뒤 “관객들을 직접 만날 수 있어 영광스럽고 특별한 경험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특별전에는 그의 대표작 ‘세 가지 색: 블루’와 ‘퐁네프의 연인들’, 그리고 그의 첫 연출 데뷔작 ‘인-아이 인 모션’을 상영한다. 연출작은 그가 무용가 아크람 칸과 함께 사랑의 본질을 탐구한 무용극 ‘인-아이’를 창작하는 7개월간의 여정과 공연 실황을 엮어낸 다큐멘터리다. 앞서 제73회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 스페셜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된 바 있다.

줄리엣 비노쉬는 “연기가 아닌 ‘춤’이라는 새로운 예술 영역에 도전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며 “아크람 칸의 공연을 본 순간 압도당하는 느낌을 받았고 알 수 없는 직감에 이끌려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그는 작품을 위해 무려 170시간 분량의 원본 영상을 선별하고 편집하는 작업에 매달렸다. “편집하면서 너무 오래 앉아 있느라 허리가 아플 지경이었다”고 말해 취재진의 웃음을 자아낸 줄리엣 비노쉬는 “3명의 편집자와 함께 원본을 골라내고 다듬었으며 배급사의 제안으로 다큐멘터리와 공연 실황을 연결했다. 앞서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에서 상영했는데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예쁜 결과물이 나왔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작품 계획도 밝혔다. 줄리엣 비노쉬는 “이번 작업을 통해 스스로가 영화 속 음향을 창조하는 데 흥미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아직은 이 작품에 푹 빠져 있어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할 여유는 없지만, 앞으로도 20년은 더 살 테니 또 다른 영화를 만들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