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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거장×그리스 거장…서로의 영화를 극찬하다

박찬욱·코스타 가브라스 두 감독의 오픈토크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 | 2019.10.06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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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명작 ‘액스’ 제가 리메이크”
- 코 “유럽서도 볼 수 없는 감독”
- 나이·국적 초월한 우정 선보여

“‘박쥐’ ‘올드보이’ ‘스토커’ ‘아가씨’는 너무나 다른 세계를 가진 영화입니다. 어떻게 한 감독이 네 개의 다른 감수성, 세계관, 독창성을 표현했는지 놀랍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다양한 작품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코스타 가브라스)
6일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오픈토크에서 박찬욱(왼쪽) 감독과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이 서로의 영화 세계에 관해 말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제가 가브라스 감독님에게 드리려 했던 질문인데 선제공격을 당했네요. 감독님의 작품들을 보면 ‘과연 이게 한 명의 작품인가’라는 생각이 들 만큼 다양하고 변화무쌍하거든요.”(박찬욱)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오픈 토크 ‘코스타 가브라스X박찬욱’이 6일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렸다. 그리스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활동한 코스타 가브라스(86) 감독은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과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고 박찬욱(56) 감독은 칸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거장이다. 두 감독은 30년의 나이 차이와 나라의 경계를 뛰어넘어 서로의 작품 세계에 애정을 보였다.

박 감독은 다양한 작품 세계에 대해 “가브라스 감독처럼 끝없이 도전하고 실험하는 선배 감독에게 배우는 마음으로 일하다 보니 다양한 영화가 만들어진 것 같다. 소재가 항상 다른데 그 소재에 가장 정확하게 어울리는 형식이 무엇일까 고민한다. 앞 영화에 대한 반성이 다음 영화의 변화를 이끌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가브라스 감독은 “‘올드보이’는 단순한 폭력이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내재된 무의식적인 폭력 등 멋진 세계관을 보여줬고 ‘아가씨’에는 그와 완전히 다른 세밀한 감수성이 있다. 이렇게 다른 영화로 표현하는 감독이 유럽엔 없다”고 추켜세웠다.
박 감독은 가브라스 감독의 영화 중 ‘미싱’을 가장 좋아하는 작품으로 꼽았다. 그는 “대학을 졸업할 무렵 미싱을 봤는데 칠레 군사 정권하에서 저질러진 만행을 아들을 잃은 아버지의 여정을 따라가면서 보여준다. 한국 정치 상황과 많이 겹쳐지는 소재라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많이 울면서 봤던 영화”라고 소개했다.

박 감독은 가브라스 감독과의 특별한 인연도 소개했다. 그는 “제가 필생의 프로젝트로 대표작으로 삼고 싶은 작품을 만들려고 하는데, 제목은 ‘액스’다. 가브라스 감독님이 먼저 프랑스어로 만들었고 판권을 갖고 있다”며 “저는 영어 영화로 만들려고 하는데, 감독님과 부인 미셸, 아들 알렉산드르가 제 영화의 프로듀서로 참여해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브라스 감독은 한국 영화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제가 박 감독의 영화를 포함해 한국 영화를 사랑합니다. 많은 나라 감독이 미국영화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한국영화는 개성적이고 한국적 감수성과 역사 요소가 많이 배어 있습니다.”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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