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오전 러시아 극동 캄차카반도 해안선에서 동쪽으로 약 60㎞ 떨어진 바다에서 규모 8.8에 달하는 강진이 발생했다. 이 여파로 해당 지역과 하와이에 쓰나미가 닥쳤으며 미국 본토, 남미 등에 쓰나미 가능성이 예측됐다.

30일 러시아 캄차카반도 인근 해상에서 규모 8.8의 강진이 발생해 사할린주 당국이 긴급 대피 명령과 함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사진은 사할린주 세베로쿠릴스크 지역이 쓰나미로 침수된 모습으로 러시아 지구물리학센터에서 촬영한 영상을 캡처했다. EPA 연합뉴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24분 발생한 지진으로 캄차카 지역 곳곳에서 옷장이 무너지거나 거울이 깨지고, 아파트 벽에 금이 가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사할린과 쿠릴열도 등 캄차카반도와 가까운 지역도 영향을 받았다. 쓰나미 위협으로 쿠릴열도에서 약 2700명이 대피했고, 사할린의 항구와 어업 기업이 쓰나미에 침수됐다. 사할린 당국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사할린의 항구도시 세베로-쿠릴스크 해안엔 쓰나미가 덮쳐 주민들이 높은 곳으로 대피했다. 높이가 3∼4ｍ, 최대 5ｍ에 이르는 쓰나미도 관측됐다. 블라디미르 솔로도프 캄차카 주지사는 텔레그램에서 “조사 결과 심각한 부상자나 사망자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 지역에서 1952년 11월 4일 규모 9.0 지진이 발생한 이후 73년 만에 최대 규모다. 대지진 여파로 태평양 건너 수천 ㎞ 떨어진 하와이뿐만 아니라 미국 서부해안과 중남미의 태평양 연안 지역에 쓰나미 경보가 내려져 상당수 주민이 대피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관리국 태평양 쓰나미경보센터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17분께부터 하와이 지역에 쓰나미가 닥쳤다. 진앙과 하와이는 직선거리로 4000㎞ 이상 떨어져 있다. 마우이섬 카훌루이 지역엔 1.74ｍ 높이의 쓰나미가 밀려왔으며 하와이 다른 지역에도 1.0ｍ 안팎 높이의 쓰나미가 연달아 닥쳤다. 진앙지과 가까운 러시아, 북부 하와이 일부 섬들 등에는 3ｍ 이상의 쓰나미가 올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하와이 나머지 섬들, 칠레, 솔로몬 제도에는 1∼3ｍ 쓰나미가, 미국 서부 해안지역에는 이보다는 낮은 쓰나미가 도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