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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헹굴 물 안줬다고…대법 “음주측정결과 증거로 못써”

도로 한가운데서 잠든 운전자 1·2심 징역형 집행유예 판결 파기
이영실 기자 sily1982@kookje.co.kr | 2026.10.25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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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단속. 연합뉴스
운전자에 입을 헹굴 물을 주지 않았다면 음주 측정 결과를 유죄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최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 씨는 2023년 12월 세종시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화물차를 운전한 혐의로 기소됐다. 도라 한가운데 시동이 켜진 차량의 운전석에서 사람이 잠들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 씨를 상대로 음주 측정을 했다. 당시 측정된 A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81%였다. 경찰은 측정 과정에서 A 씨에게 입을 헹굴 물을 제공하지 않았으며, 이후 석방될 때까지 1시간여 동안 물을 제공하거나 재측정을 요구하지 않았다.

검찰은 A 씨가 2019년에도 음주운전으로 벌금 100만 원의 약식명령을 확정받은 전력이 있다는 점을 들어 음주운전 재범 혐의를 적용했다. 이에 A 씨는 경찰이 입을 헹굴 물을 제공하지 않아 혈중알코올농도가 실제보다 높게 측정됐다며 측정 결과가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1심은 입 헹굼 물 제공이 경찰청 내부 지침에 따른 절차일 뿐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해서 음주 측정이 위법해지는 건 아니라며 A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음주를 마친 뒤 20분 이상 지자 측정이 이뤄진 만큼 입을 물로 헹구는 조치가 필요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2심도 1심 판단을 유지하면 원고의 항소를 기각했다. 반면 대법원은 A 씨의 음주 측정 결과가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한다며 원심을 뒤집었다.

대법은 이 사건 음주 측정이 이뤄지기 전인 2023년 7월 입 헹굼 물 제공 절차가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에 명시돼 법적 구속력을 갖게 됐다고 판단했다. 이에 해당 절차를 거치지 않은 음주 측정 결과는 원칙적으로 증거능력이 배제돼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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