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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만 명 찾는 원동미나리축제 올해 무산

불법 지적받은 비닐하우스 취식, 합법 타운 조성했지만 흥행 저조
권환흠 기자 khh0907@kookje.co.kr | 2026.01.06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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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주민자치회 행사 포기 선언
- 배내골고로쇠·펜션 축제도 중단
미나리 수확. 연합뉴스

영남알프스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경남 양산시 원동면 일대에서 열리던 지역 축제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 매년 수많은 관광객을 불러모으며 지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축제들이 불법 영업 논란, 운영 주체의 이탈, 인구 고령화라는 삼중고를 겪으며 존폐 기로에 섰다.

6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원동면에서는 매년 4개의 축제가 열렸다. 봄에 매화축제 미나리축제 고로쇠축제가 열리고 늦가을이면 배내골 사과축제가 열린다. 여기에 2019년 배내골 펜션 활성화를 위한 펜션축제가 첫 개최되면서 기대를 모았다.

이 중 매년 8만 명 이상이 찾던 양산의 대표 먹거리 축제인 ‘원동 미나리축제’는 올해 사실상 무산됐다. 그동안 축제의 핵심이었던 ‘비닐하우스 내 삽겹살 취식’이 농지법과 축산법을 위반한 불법 가설물 영업이라는 비판을 받아왔고 양산시도 지난해 불법 영업 농민을 형사 고발하는 등 강력한 행정 대응에 나섰다. 결국 주관단체인 주민자치회가 이를 해결하고자 지난해 ‘합법 미나리타운’ 조성을 시도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열악한 인프라와 접근성 문제로 막대한 운영 적자가 발생했고, 오히려 합법 타운에 참여하지 않은 불법 비닐하우스 농가들이 반사이익을 얻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결국 기존 운영진이 총사퇴하고 새로 구성된 주민자치회가 축제 불참을 선언하면서 미나리축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2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던 ‘배내골 고로쇠 축제’ 역시 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 축제의 가장 큰 걸림돌은 피할 수 없는 ‘고령화’였다. 고로쇠 수액을 채취하는 농민의 연령대가 70, 80대에 접어들면서 노동력이 급감했고, 고령 농민의 사망으로 채취 인구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젊은 층의 유입마저 끊기면서 수액 채취량은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물량 확보조차 어려운 상황에서 축제를 강행하기엔 농가 부담이 너무 컸고, 결국 2023년부터 축제는 중단된 상태다. 지난 2년간 보조금을 편성하며 독려했던 양산시도 올해는 예산 편성을 포기했다.
여기에 천혜의 자연 계곡을 활용해 2019년 야심차게 시작했던 ‘배내골 펜션축제’도 첫 개최 직후 터진 코로나19의 여파로 동력을 상실하며 사실상 일회성 행사에 그치고 말았다. 현재 원동에서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축제는 양산문화재단이 주관하는 ‘매화축제’와 배내골주민자치회에서 진행하는 ‘배내골 사과축제’뿐이다.

지역 주민은 축제 중단이 단순한 행사 축소를 넘어 공동체 기반 약화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원동의 축제는 단순한 오락 행사가 아니라, 농가 소득을 보전하고 지역 공동체를 결속시키는 핵심 기반이기 때문이다. 한 주민은 “축제 하나가 사라진 게 문제가 아니라 원동을 찾아오던 사람의 발길이 함께 줄어드는 것이 더 심각한 문제”라며 “더 이상 주민 자율에만 맡길 게 아니라 양산시가 직접 나서 지속 가능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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