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민 전 검사. 연합뉴스

김상민 전 검사에게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판매한 프리랜서 중개업자가 “김건희 여사에게 그림이 간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1부(이현복 부장판사)심리로 열린 김 전 검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사건 2차 공판기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중개업자는 이같이 증언했다.

중개업자 A 씨는 미술품 중개업자 강모 씨 부탁을 받고 김 전 검사가 구매할 그림을 알아봐 준 인물이다. 김 전 검사는 지인인 강 씨를 통해 이 화백 그림을 산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중개하는 과정에서 강 씨에게 ‘(그림을) 높은 분이 찾으신다’고 들었고, 강 씨가 ‘여사님’이라는 표현도 썼다고 했다.

A 씨는 강 씨가 김 여사를 언급해서 용산 대통령실로 그림이 갈 거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림을 판매한 뒤 3~4일 지난 시점에 A 씨는 강 씨로부터 ‘김건희 여사, 취향이 높은 분께 전달된다’는 말을 들었다고도 밝혔다.

재판에서는 강 씨와 김 전 검사가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도 공개됐다. 김 전 검사가 ‘살짝 한번 물어봐줘. 괜히 여사님 그림 찾는 거 소문나면 문제되니’ 라고 하자 강 씨가 ‘한국 화가는 단색화를 좋아하신다네’ 라며 김건희 씨의 그림 취향에 대해 답했다.

강 씨가 카카오톡 대화를 캡처해 A 씨에게 보냈는데, A 씨는 “(그림 구매가) 확실하게 잘 진행 중이라는 점을 보여주려고 한 것 같다”고 답했다. A 씨는 그림을 한국 미술품 감정평가원의 감정평가를 받았고, 그림이 진품이라고 나와 1억4000만 원에 판매했다고 밝혔다.

김 전 검사는 이우환 화백 그림 ‘점으로부터 No. 800298’을 1억4000만 원에 구매한 뒤 2023년 2월께 김건희 씨의 오빠에게 전달하면서 지난해 치러진 4·10 총선 공천 등을 청탁한 혐의 등을 받는다. 김 전 검사는 공천 심사 과정에서는 탈락(컷오프)했지만 지난해 8월 국가정보원 법률특보에 임명됐다.

김 전 검사 측은 그림을 전달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미술품 매수를 중개한 것에 불과하다고 입장이다.